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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어정쩡한 태도가 한의사들 피해 키워"
[ 2006년 10월 15일 12시 28분 ]
“현재와 같이 한의사가 현대의료기기를 잘못 사용한다고 단속이나 처벌이 있는 것도 아니면서 또 제대로 활용하지도 못하게 하는 어쩡쩡한 정부의 태도는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다.”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위해 목소리를 높였다. 15일 2시~5시 열린 대한한의학회 기획세미나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활용과 실제’에서다.
세미나에 참석한 동국대 한창호 교수는 “현대의료기기가 꼭 필요한 경우 국민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관리 지침이나 시행을 위한 시스템을 조속히 마련, 주도해나가야 한다”며 “현재와 같은 어쩡쩡한 상태로 보고만 있는 것은 책임 있는 행동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이 날 세미나에 참석한 토론자들은 “환자에게 한의학을 보다 객관적으로 이해시키는데 현대의료기기 활용이 필수적으로 요구되고 있다”는데 의견 일치를 보이며 한의사의 현대의료기기 활용이 시대적 요구라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조언했다.
경원대 송호섭 교수는 “기존 의료기기도 연구 목적으로는 활용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이 있지만 이도 명확하지 않다”며 “또 의과학의 발달로 수많은 의료기기가 생산·판매되고 있어 특정의료기기가 양•한방 어느 쪽에서 제작됐나 하는 것이 사용자를 한정하는 기준이 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송 교수는 이어 “양·한방 모두의 궁극적인 목적이 효과적인 질병 예방 및 치료를 통한 국민 건강 향상에 있다면 단순히 현대의료기기를 사용한다고 하는 것은 불법적인 진료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며 “현행 의료법상 의료기기의 사용범위 및 한계에 대해 양·한방 구분을 명시한 규정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한의사가 의료기기를 사용, 진료할 수 있는 범위 및 한계가 의료법상 명시된 규정이 없는데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것은 한의사가 의료기사 지휘권을 갖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의료기사 지휘권 확보가 급선무”라고 역설했다.
특히 송 교수는 “유권해석이 다분히 정치성에 영향을 받기는 하지만 최근 보건복지부의 유권해석의 경향을 보면 한의사에게 불리하지만은 않다”며 “의료기사 지휘권만 확보된다면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대를 나타냈다.
현대의료기기 사용에 대한 한의계의 주장이 설득력을 갖기 위해서는 교육 및 국가고시, 전문의에 대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방의료기기 분야를 개척해온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는 경희대 한방병원 박영배 교수(진단생기능의학과)는 “의료기기의 원활한 활용을 위해서는 교육을 충실히 받아야 하고 국가에서 인정하는 국가고시에서 적절한 평가를 받아야 하며 이 분야를 전공하는 전문가도 있어야 한다”며 “그러나 현실을 그렇지 않다”고 진단했다.
박 교수에 따르면, 11개 한의대에서 진단학을 강의하는 전임교수는 경희대 외 2~3곳 뿐이며 대부분 시간강사이거나 기초교실의 타 전공교수가 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 교수는 “더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생기능의학 중에서 현재 한방의료행위로 규정된 행위조차 1~2개 대학을 제외하고는 교육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부실한 교육과 자질을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없는 상태라면 우리의 주장이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며 “조속한 시일 내에 부족한 교육 여건을 개선하고 국가고시에 진단 생기능의학 분야를 포함시켜야 하며 반드시 전문의 과정이 신설돼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한의대 교육과 관련, 동국대 한창호 교수는 “학습의 질을 높여야 하는 과제가 있기는 하지만 이미 한의학 교육과정에는 30여년 이상 현대의료기기를 활용하는데 필요한 기초적인 교육은 충분히 포함돼있다”며 “대부분 한의대 학부과정에서 영상의학진단과 관련된 교육이나 검체를 이용한 검사 등은 물론 핵의학검사까지도 교육과정에 들어있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토론자들은 “기존 의료기기라고 하더라도 한의학적 해석이 가능하다면 한의사의 업무영역에 포함, 활용될 수 있다”며 “한방 명칭 부여 등 다양한 의료기기에 대한 한의학적 이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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