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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성품은 알았지만 서운하네요"
[ 2006년 10월 18일 21시 46분 ]
사치스러운 신세대 결혼문화가 사회적인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가운데 분당서울대병원 강흥식 원장
[사진]
이 지난 8월 조용히 치른 아들의 결혼식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가 되고 있다.
평소 호화 결혼식, 주고 받기식 축의금, 대규모 하객 초청 등 허례허식이 국가적인 낭비라는 소신을 갖고 있던 강흥식 원장은 아들 환빈 군(27세)이 학창시절부터 교제해 왔던 신부 수연 양(27세)과 결혼할 뜻을 밝혀 오자 전혀 새로운 방식의 결혼식을 제안했다.
결혼식은 당사자가 주인공인 만큼 모든 권한을 아들에게 일임하고 양가 부모님들은 식장에 참석만 하겠다고 선언한 것.
결혼식은 신랑·신부의 파티이므로 하객도 가까운 친지를 제외하고는 결혼식 당사자의 지인과 우인들만 초청할 것을 주문했다. 가까운 친지도 사촌까지로 제한했다.
결혼식에 동반되는 모든 행사들은 신랑·신부에게 초점을 맞춰 짜여진 예산 안에서 예비부부가 직접 준비했고 양가 부모님들과 친지들에게 보내는 예단과 폐백도 생략했다.
신부에게 보내는 함도 ‘실용’ 위주로 준비해 신랑이 직접 갖고 갔다.
예비부부가 기획하는 결혼식으로 준비되자 강흥식 원장도 아들의 파티에 초대된 입장이라 청첩장을 돌리지 않았다. 축의금도 받지 않았다.
직원들에게도 전혀 알리지 않아 분당서울대병원 직원 역시 단 한 사람도 참석하지 못했다.
강 원장은 아들의 결혼준비를 지켜보면서 보통의 결혼식장은 일가 친척들과 부모님의 지인들로 가득 채워지기 마련인데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들의 결혼식에 하객이 너무 없으면 어떡하나 걱정했지만 그것마저도 기우였다.
지난 8월 19일 시내 모처에서 치러진 아들의 결혼식에는 300여명의 신랑·신부 직장 동료들과 우인들이 모였다.
결혼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현장에서 축의금을 받지 않는 것과 하객들의 젊은 연령층에 두 번 놀라며 신랑·신부의 새로운 출발을 축하해 줬다.
이 같은 사실은 강흥식 원장이 이제는 알려도 될 것 같다는 판단에 최근 병원 집행부에게 ‘두 달 전 아들을 결혼시켰다’고 사석에서 말하면서 알려졌고 분당서울대병원 내부에서는 기관장을 보좌하는 비서실은 물론 집행부까지도 모르게 했다는 것에 놀라는 분위기다.
뒤늦게 소식을 전해들은 직원들은 "과연 소탈하고 검소한 강흥식 원장님의 평소 성품답다"면서도 직원들에게 알리지 않은 것에 대해서 섭섭해 하는 눈치다.
강흥식 원장은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서 떠들썩하게 치르고 싶지 않다는 마음도 있었지만 사회 초년생인 아들에게 '결혼식'이라는 프로젝트를 전적으로 맡겨 최소한의 예산으로 기획하고 진행하는 경험을 하게 해 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의 경험이 아들 내외에게 앞으로 인생을 살아가는데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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