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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되면 국내 제약사 1조대 손실"
[ 2006년 10월 24일 21시 49분 ]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지지했던 한국제약협회가 반대입장으로 돌아섰다. 제약협회는 24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에 의약품선별등재제도(포지티브리스트)의 관철을 위한 미국 요구조건 대폭 수용 전략 포기, 복제약 가격인하 방침 철회, 과도한 지적재산권 보호요구 거부 등의 요구사항을 발표했다. 제약협회 김정수 회장[사진]을 만나 이에대한 협회측의 입장을 들어봤다.[편집자주]

이번 FTA협상에서 미국측 요구사항은

미국의 협상목표는 의약품 시장 지배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위한 협상전략으로 첫째, 지적재산권과 의약품등록 분야에서 미국의 독점권을 강화하고 독점기간을 연장하려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의약품 허가와 특허 연계, 특허기간 연장, 데이터 독점, 허가신청을 위한 특허사용 금지 등을 요구하고 있다. 둘째, 제네릭의약품의 시장진입 봉쇄다. 이를 위해 국내 제네릭의약품의 가격을 터무니없이 낮게 책정하도록 강요하고 있다.

미국의 특허의약품과 국내기업이 개발한 제네릭의약품간의 가격차가 크게 벌어질수록 시장 장악력이 커지기 때문이다.

FTA가 체결되면 제약계에 미칠 영향은

국내 기업의 매출 성장률이 FTA 체결 첫해 5%, 두 번째해 3% 이하로 감소돼 2년간 9600억 정도의 직접적인 피해가 예상된다.

미국측 주장대로 한미FTA가 체결된다면 의약품 분야에 관련, 우리나라에 유리한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에 국내 제약업계의 직간접적 피해는 상당히 막대할 것이다.

미국의 지적재산권 요구 의미는

특허의약품의 독점권이 강화되고 기간이 연장되면 국내 기업의 제네릭의약품 개발경로가 원천 봉쇄된다.

특허의약품의 대체재로서 건강보험재정운용 측면에서 중요한 위치를 점하고 있는 제네릭의약품의 개발경로가 막히고 개발이익 또한 극소화된다면 국내 제약산업은 경쟁력을 잃게 된다.

미국의 입장에서는 경쟁자가 사라진 시장을 지배하는 것은 시간문제다. 그동안 미국과 FTA를 체결한 16개국은 제약산업이 거의 전무한 국가들이었으며, FTA에서 더 이상 잃을 것이 없었기에 미국 요구대로 쉽게 따라 주었다. 그 전례를 우리에게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 약제비적정화 방안을 수용한 배경은

정부의 약제비적정화 방안이 실시될 경우 1조3738억원의 약제비가 감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피해는 다국적 제약기업보다 국내 제약기업에 집중될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이 FTA 협상에서 우리 정부의 약제비 적정화 방안을 일부 수용하려는 속내는 여기에 있다.

우리 정부에 정치적 명분을 실어주는 대가로 실리를 더 많이 챙길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미국과의 FTA협상에서 선별등재제도를 관철시켰다는 정치적 명분은 얻겠지만, 국민부담의 총량은 늘어날 것이다.

또한 국내 제약기업은 채산성이 악화돼 도산의 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이렇게 되면 결국 최종 승리자는 미국이 된다. 우리 정부가 스스로 내어준 셈이 되는 의약품 시장을 접수하여 가격결정권을 영구히 행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 입장에서는 효과좋은 약을 복용할 수 있으면 좋은 것 아닌가

= 그렇지 않다. 우리나라 의약품 가격은 미국에 비해 1/3 수준이다. 따라서 국민의 약제비 부담이 크게 늘어나는 대신 의약품 선택권은 줄어들 것이다. 의학과 의료기술의 발전 또한 정체될 수밖에 없다. 의약품 품질강화와 신약개발을 위한 다양한 기초연구와 임상시험 노하우를 축적해 나갈 수 없고, 관련분야 핵심 인재들이 외국으로 빠져나갈 것이며, 학술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재원도 크게 줄어들 것이다.

국가적으로는 의약품분야 국민건강권을 외국 제약자본에 볼모잡힘으로써 무역이나 정치적 협상에서 주도권을 잃게 되는 등 대외경쟁력이 약화되는 사태를 초래하게 될 것이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국내 제약산업이 몰락한 대만의 사례는 뼈아픈 교훈이 될 것이다. 9.1%의 건강보험료를 지불하고도 약제비가 전체의료비에서 30%를 초과하고 있다.

정부에 바라는 것은

= 제약산업을 FTA협상의 희생양으로 삼으면 안된다. 국내 기업의 제네릭의약품 개발의지가 위축되지 않고, 적정한 가격을 통해 특허의약품과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한다.

또한 미국에 협상 주도권을 내어주는 결정적 계기가 된 보험의약품 선별등재제도(Positive list system) 시행계획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선별등재제도는 다보험체제에서만 적용할 수 있는 제도이며 제약산업 후진국으로 가는 첩경이 된다.

선별등재제도는 미국이 FTA 의약품분야 협상에서 얻고자 하는 목표를 최단기간에 성취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결과만 초래할 것이다.
박재붕기자 parkjb@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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