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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이면서도 이름표 없는 그들 '마취과'
[ 2006년 11월 02일 21시 45분 ]
마취과 의사들 사이에선 자신들을 '이름표가 없는 의사'라고 부르기도 한다. 수술실에만 잠깐 등장해 외래 환자를 접할 기회가 거의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1956년 11월 첫 발을 내딛었던 대한마취과학회가 올해로 50돌을 맞았다.

2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3차 종합학술대회 겸 기념행사[사진]에서 유승헌 교수는 "열악했던 마취과의 환경을 극복하고 현재 3000여 명의 회원을 확보하는 등 장족의 발전을 일궈냈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성공적인 수술 뒤에는 꼭 성공적인 마취가 있었다"며 "현대의학, 특히 수술을 위주로 한 외과학은 전신마취가 시작되면서부터 비약적으로 발전했다"고 50여년의 역사를 회고했다.

실제로 최근 마취과 의사의 영역은 수술실 외에도 중환자실을 통제하고 관리하는 일, 수술 후에 있을 위험한 합병증을 미연에 방지하는 일, 급·만성 통증질환을 치료하는 일까지 점차 넓어지고 있는 추세.

백운이 회장도 이날 "정회원수 2800여 명, 준회원수 700여 명, 산하 세부학회가 10 개로 괄목할만한 외적인 성장을 이룩했다"며 "뿐만 아니라 이에 걸맞는 내적인 성장도 이뤘다"고 자평했다.

"현대의 마취과는 마취의 담당 뿐만 아니라 술전, 술중 및 술후의 통증관리와 더불어 만성 및 암성 통증을 관리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러나 마취과학회가 50주년을 기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도 적지 않다.

백운이 회장은 "우선 의료보험수가의 현실화를 비롯해 열악한 의료 환경에서 회원들의 권익보호, 세부전공학회지의 통합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실 지금은 많이 개선됐지만 마취과는 오랫동안 '찬밥' 신세나 다름없었다.

창립 후 다년간은 마취과 의사의 인력난으로 그들이 담당하던 분야가 위축된데다 열악한 의료보험수가제도는 마취과의 인력확보를 더욱 어렵게 했던 것.

유승헌 교수는 "설상가상으로 전문의제도의 부재와 장래성의 불투명성, 무자격 마취조수 양성 등의 문제 등 마취과 의사의 배출에 장애가 많아 전문의제도의 조속한 실시가 절실했던 때도 있었다"고 말했다.

"의약분업제도 시행 이후 기대수입과 위험부담 차이에 따라 대학병원 등 수련병원에서도 마취과는 이른바 비인기 진료과목으로 여겨졌다"는 대목은 더욱 문제로 꼽히고 있다.

현재까지도 마취과를 기피하는 등 전공의 지원 편중 현상이 심화돼 진료과목간 전문의 수급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실정.

그럼에도 학회측은 "'생명 지키며 반세기, 통증 막으며 반세기'라는 이념을 되새김으로써 활동분야를 점차 개척, 확대시킴으로써 활로를 모색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환자의 불필요한 고통을 해소시키고 위독한 환자의 생명을 적극적으로 보살피는 인술을 펼침으로써 그들의 삶의 질을 개선시키는데 일익을 담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행히 통증 치료 분야가 개척되면서 전과를 막을 수 있게 됐다는 '안도의 한숨'이 설득력 있게 다가오는 것도 이러한 자부심 때문으로 풀이된다.

학회는 회원들의 전문과목 명칭 변경에 대한 여론을 수렴해 전문과목·표방과목 명칭을 마취통증의학과로 개칭해 나갈 방침이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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