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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행선 내년 수가협상 '2004년 재판?'
[ 2006년 11월 05일 21시 49분 ]
의약단체와 건강보험공단간의 내년도 수가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보건의료계 안팎에서는 벌써부터 지난해와 같은 합의도출은 어려운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양자간 자율계약에 의해 수가를 결정한 지난해와는 달리 종별 계약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 시한을 초과, 복지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의 표결로 수가를 결정한 2004년의 상황이 재현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단-의약단체, 계약방식도 결정 못해

5일 현재 수가협상은 예년처럼 수가를 요양급여비용협에 참여하는 모든 단체에 일괄적으로 적용하자는 의약단체와 개별적인 수가를 적용, 협상에 임하고자 하는 공단의 주장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진통을 겪고 있다.

2004년의 경우에도 공단은 협상 초기 각 직능별로 다른 수가를 적용해 협상을 진행코자 하면서 요양급여비용협의 강한 반발에 직면한 바 있다. 비록 협상 막판 단일계약으로 공단과 의약계가 의견을 모았지만 이미 상당한 시일을 소비해 협상 결렬에 큰 영향을 미쳤다.

올해 역시 계약방식에 대한 조속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수가 자체에 대한 논의는 꺼내 보지도 못한 채 길지 않은 협상 시일의 상당부분을 소비할 공산이 크다.

공단은 유형별 계약이 지난해 협상의 합의사항이었다는 점을 들어 단일계약의 가능성을 부정하고 있으며 의약계는 공동연구가 부족했다는 점에서 합의를 이행할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어 의견차를 줄이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단 관계자는 "계약 방식에 대한 합의가 나와야 본격적인 수가에 대한 논의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며 "양쪽 모두 계약 방식에 대한 결론도 나지 않은 상황에서 쉽게 협상안을 제시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의협의 조건부 찬성, 그리고 입장 선회

지난 2일 대한의사협회는 유형별 계약에 대한 조건부 찬성을 공식적으로 표명한 바 있다. 이에 요양급여비용협에 참여하는 타 단체들은 상당한 불만을 표시했으며 의협 역시 불과 하루 만에 입장을 선회, 단일계약을 추진한다는 입장을 취했다.

의협은 이미 지난 2004년에도 종별 수가협상에 단독으로 찬성의사를 밝혔다 타 단체들의 십자포화를 맞은 바 있다. 심지어 병협은 공단과의 담합 의혹까지 제기하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당시 의협은 종별 협상으로 단일계약에 비해 더 높은 수가를 인정받을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해 두었지만 단독 입장 표명과 번복으로 협상에 혼란을 줬다는 비난을 면치 못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의약단체는 공단을 협상 대상자로 인정할 수 없다는 성명을 발표한는 등 공단과 의약계의 해묵은 감정싸움이 협상 테이블로 이어지는 양상을 보여줬다.

올해도 요양급여비용협은 성명을 통해 공단이 특정단체와의 밀실거래를 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고 있으며 공단은 근거없는 비난에 책임을 묻겠다고 응수하고 있어 협상이 자칫 과열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속출하고 있다.

요양급여비용협 관계자는 "의협이 내부의 진통을 외부적으로 해결하려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될 것"이라며 "공단 역시 더 이상 양보를 못한다고 한다면 협상을 혼자 진행하겠다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공단-요양급여비용협, 극적 타결 가능성?

이처럼 공단과 의약단체 간의 입장이 평행선을 유지, 2004년과 유사한 상황을 보이고 있지만 극적 타결의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지난해에도 협상 막판까지 양자는 이견을 좁히는데 상당한 진통을 겪었지만 결국 부속 합의를 통해 입장 차이를 극복하고 3.5% 수가인상과 최초의 자율계약이라는 결과물을 이끌어 낸 바 있다.

의약단체들의 경우 이미 지난해 유형별 계약에 동의, 합의사항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국민적 비난에 직면할 수도 있다는 부담감을 안고 있다. 또한 건정심까지 가서 낮은 수준의 수가결정이 이뤄질 경우 회원들의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

요양급여비용협 관계자는 "공단의 무성의로 지난해 합의사항을 이행하는데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다"면서도 "의약단체가 합의사항을 자체를 무시하고 있는 것처럼 비춰져서는 안될 것"이라고 못박았다.

공단 역시 이재용 이사장 취임 첫 해부터 자율계약의 선례를 깨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협상이 결렬될 경우 공단 이사장의 협상력에 대한 의문과 함께 지난 2004년까지 줄기차게 제기된 계약 무용론이 다시 불거져 나올 수도 있다는 점은 이러한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공단 재정운영위 관계자는 "협상 테이블에 앉는 공단 이사장에게 많은 재량을 주고 싶지만 기본적으로 가입자의 입장을 존중할 수 밖에 없다"며 "공단과 의료계 모두 건정심까지 가지 않기 위한 절실함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박동준기자 pdj3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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