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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의원 대거 '불참'…건강박람회 돌연 '취소'
[ 2006년 11월 09일 05시 10분 ]
김모씨(강남구·42)는 오늘(9일) 오전 10시부터 코엑스 한 행사장 앞을 서성이고 있었다. 김모씨는 "오늘 행사를 알리는 전광판에는 분명 여기서 의료소비자박람회 행사가 열린다고 나와있는데 와보니 행사가 취소됐다고 한다"며 "어찌된 영문인지는 모르지만 헛걸음만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9일 오전10시, 코엑스 인도양홀에서는 '제1회 의료소비자박람회'가 예정돼 있었다.

의료소비자박람회는 100대 우수 메디컬 브랜드 소개, 의대·치대·한의대 등 의료인 지망생들을 위한 교육정보관 등 기존의 '건강박람회'와 차별화를 시도, 기대를 모았던 행사다.

그러나 정작 행사 당일 박람회는 열리지 않은 것. 그럼에도 코엑스 행사 안내 전광판 등에는 버젓이 '오늘의 행사'로 소개되고 있었다.

코엑스 관계자는 "주최측에서 준비가 아직 되지 않았다며 행사를 며칠 앞두고 급하게 취소해 안내 일정 수정을 확인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이번 행사는 행사 일주일 전인 2일에도 예정대로 공고된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 주최측 관계자는 "행사가 내년 상반기로 연기됐다"며 "막판까지 의견 조율이 되지 않아 미쳐 코엑스측 공고까지 챙기지 못했다"고 잘못을 인정했다.

이어 관계자는 "100대 우수 메디컬 브랜드를 소개하려고 했지만 병원들의 참여가 절반도 되지 않았다"며 "여러가지 상황 등을 고려, 막판까지 논의했지만 결국 코엑스에 위약금을 물더라도 행사를 취소하는 것이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본래 주최측은 각 질환별 유명 병·의원을 소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의료기기 업체 등의 참여는 절반을 넘겼지만 본래 기획했던 취지에 맞는 병·의원들의 참여가 턱없이 부족했던 것.

주최측 관계자는 "의료기관의 참여가 70% 정도만 됐다면 행사를 그대로 진행했을 테지만 그렇지 못해 취소가 불가피했다"며 "유명 대학병원에 의뢰를 했었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얻지 못했다"고 준비 과정의 어려움을 호소했다.

'건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매년 다양한 콘텐츠의 '건강박람회'는 증가하고 있지만 사실상 의료기관의 참여는 높지 않다.

특히 대형병원의 참여는 매우 저조하다. 이번 행사만 해도 주최측에서는 대학병원 및 준종합병원 1~2곳 정도만이라도 섭외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 관련,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대형종합병원이든 의원이든 행사에 참여하는 일은 쉽지 않다"며 "우선 의료진이 행사장에 가야하는 문제도 현실적으로 상당히 어렵고 무엇보다 비용대비 효과 측면에서 의문이 들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박람회'라는 내용상 병·의원들이 참여하는 것이 본래 취지를 살리긴 하겠지만 현재까지 병·의원 입장에서는 참여해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이 적다는 판단이다.

기존의 건강박람회가 의료기기나 제약, 건강보조식품, 무료강좌 및 상담 수준에 머무는 이유이기도 하다.

사회적 관심을 좇아 마구잡이식으로 증가하고 있는 '건강박람회'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기 위한 점검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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