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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언·행 당하는 의사들' 쉬쉬한다고…
[ 2006년 11월 19일 21시 50분 ]
잠잠했던 병원 내 폭력이 다시 수면위로 올라오면서 의료계 폭력을 추방하기 위해 전공의들이 적극적으로 나선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움직임이 실효성을 거둘 수 있을 지는 미지수.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학승)는 18일 폭력과 관련, 최근 언론을 통해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는 해당 병원과 교수를 상대로 진상조사에 나서겠다며 적극적인 대응 자세를 취하고 있다.

사례에 따르면 지난 9월, 경기도 소재의 모대학병원 소아과에서 한 전공의(3년차)에게 “개새끼! 니 머리에는 ×만 찼냐”는 교수의 느닷없는 폭언이 쏟아졌다. 상습적인 폭언과 폭행에 전공의들이 집단으로 반발하면서 갈등은 시작됐다.

전공의를 대상으로 자행되고 있는 폭력이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것이 재확인되고 있는 대목이다.

특히 해당 교수는 평소에도 전공의들에게 폭언·폭행을 일삼는 가하면 얼마 전에는 2년차 전공의가 거친 욕을 듣고 사표를 쓰기도 했다. 교수는 전공의 폭행으로 물의를 빚어 사과까지 했지만, 그의 ‘폭력’은 잠시 중단됐을 뿐 올해 들어 다시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전공의들의 민원을 접수한 전공의협은 이에 진상조사를 비롯, 관행으로 굳어진 ‘의료계 폭력’을 사회적으로 공론화함으로써 자정운동의 물꼬를 트겠다는 의지다.

전공의협에 인터넷이나 전화로 받은 폭력 피해 신고는 올해 들어 20건. 이는 교수가 전공의에게 폭력을 휘두르고 폭언을 하는 행위가 여전히 관행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다.

전공의협 한 관계자는 “병원에서 전공의가 매 맞고 지내는 일을 워낙 당연하게 여기는 분위기”라며 “신고나 민원이 제기돼 밖으로 알려지는 경우는 전체 폭력 실태의 극히 일부분”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아주대의대 교수팀이 전공의·개원의 972명을 대상으로 벌인 2004년 조사 결과를 보면, 조사 대상의 14.2%는 폭행을, 55.0%는 폭언을 당한 적이 있다. 그렇지만 이들의 대다수는 “병원에 이를 막을 공적 기구가 없다”고 답했다.

A대학병원 한 관계자는 “의사 사회 내에서 여전히 폭력이 존재하는 것은 인턴 레지던트의 전공의 교육이 군대식, 도제식 교육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유명무실화된 병원 내 윤리위원회를 활성화 시켜야 하며 먼저 폭력을 행사한 쪽은 어떤 이유를 막론하고 정당화 될 수 없기 때문에 불이익을 당해야 된다”고 말했다.

더욱이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과 과장이나 병원장이 처리하는 식에서 벗어나 공식기구에서 공정하게 다룰 필요가 있다”며 “외국처럼 수련과정을 평가할 수 있으면 전공의 폭행과 폭언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학승 전공의협의회 대표도 “병원 안 폭행을 막을 제도적 장치가 없다”며 “제도·구조적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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