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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남은 원장 떠난 원장
[ 2006년 12월 28일 22시 00분 ]
28일 서울아산병원은 이정신 진료부원장 등 주요 보직자 인사를 단행, 박건춘 원장 연임 체제를 마무리했다. 새 집행부는 부원장단은 유임, 기획실장을 비롯 참모진은 전원 교체로 가닥이 잡혔다. 울산대병원도 이철 원장이 자리에서 물러나고 첫 내부 발탁 원장이 뽑혔다.

사실 이번 인사는 박건춘 원장의 유임으로 싱겁게 끝났다는 것이 중론이다. 싱거움의 이면에는 공개적으로 표출되지 않지만 불만의 목소리도 적잖게 내재돼 있다. 새 원장의 등장 예고편인 '빅 매치'를 앞둔 상황에서 돌연 시합 자체가 중단됐기 때문이다.

병원은 올해 초부터 4년 중임한 박건춘 원장의 후임과 관련된 추측이 지대했다. 인사에 다소 무딘 교수들도 귀를 쫑긋하는 경향이 있을 정도로 최대 핫 이슈였다.

이 이슈에서 박건춘 원장은 제외됐다. 현재 두 번째 임기이고 또한 내년 2월말로 정년을 맞는 상황에서 3임의 가정은 논외였던 것이다. 박 원장도 사석에서 퇴임을 언급했고 실제로 이를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지배적이었다.

대신 이정신 진료부원장과 이철 울산대병원장이 소위 대권주자로 하마평을 뜨겁게 달궜다. 용호상박의 백중지세 측면에서 "누가 유리하다"는 등 추측과 설이 팽배했다. 정몽준 이사장의 의중, 夢心(몽심)과 관련된 루머도 가세했다.

하지만 관중들의 전망은 박건춘 원장 유임으로 장시간의 단순 해프닝에 그치고 말았다. 박 원장의 유임을 예상치 못했기 때문에 더더욱 의외라는 반응이 나왔다. 이 철 원장의 입성을 기대했던 진영에서는 실망감이 피력됐다.

박건춘 원장 유임은 신관 증축을 비롯 大事(대사)가 많아 현 체제로 2년을 더 가서 2009년 개원 20주년에 맞춰 새롭게 시작하자는 것이었다. 전장에서 장수가 말을 갈아타지 않는다는 兵法(병법)론까지 등장했다.

원장 유임이 전해지면서 교수들은 상반된 입장이 파악됐다. "지금 상황에서는 잘됐다, 문제없다"는 찬성론과 난처한지 "노코멘트"로 입장을 대신한 교수들도 있다. 집행부는 "현 상황을 이해해야 한다"는 읍소를 한다.

반면 일부에서는 "경쟁 병원들과 비교했을 때 젊어져야 하는데 그렇다. 3번씩이나 하고 좀 심한 것이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누가 되든 이젠 시스템이 됐다"는 주장도 있다. 한 교수는 "우리 병원이 미래로 나아가기 위해 이번 일로 시끄러워지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물론 이런 의견이 공론화된 것은 아니다. 상당히 조심스럽다. 특히 교수들 속성상 그렇다.

서울아산병원은 박건춘 원장 취임후 4년간 진행된 일이 많다. 성과 역시 크다. 복지부 과제 선정에서는 라이벌 삼성을 연거푸 제치면서 2연승 했다. 삼성을 누르고 브랜드지수 평가도 1위의 기염을 토했다. 그 중심에 박 원장이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정년을 마치고 원장을 수행하는 것이 병원 정관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일부일 수도 있는 교수들의 정서를 염두에 둘 필요는 있을 것 같다. 그가 서울아산병원을 개원 20주년에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으로 확실히 자리매김시켜 만인으로부터 박수받는 원장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안순범기자 sbahn@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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