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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치료비 35년 만에 갚은 노모
[ 2007년 01월 14일 08시 25분 ]
35년만에 아들 병원 치료비를 갚은 노모의 이야기가 추운 겨울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에 사는 최모(72) 할머니는 최근 부산대병원 원장실을 찾아 35년전 아들의 치료비를 지불하지 않은 용서를 빌었다.

병원에 따르면 1972년 부산 영주동에서 식당일을 하던 최 할머니는 자정이 가까워서야 집으로 돌아간 어느 겨울날 한살바기 아들이 얼굴이 시퍼렇고 숨도 가누지 못하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를 들쳐업고 달려간 부산대병원 응급실에서 급성폐렴이라는 진단을 받고 한 달여간 입원치료로 완치가 됐다.

하지만 그의 마음은 다시 걱정으로 가득찼다. 남편의 일이 여의치 않아 자신이 번 돈으로 가계를 꾸리는 처지에 당시 치료비 20만원은 너무 버거웠기 때문.

순간적으로 ‘독한’ 마음을 품은 최 할머니는 아들을 업은채로 병원을 몰래 빠져나왔고 이후 이 사실을 커다란 마음의 짐으로 안고 살아왔다.

당시 죽을 고비를 넘긴 아들이 장성하고 집안 형편도 나아지자 “더 늦기전에 빚을 갚아야겠다”고 결심한 최 할머니는 새벽 열차를 타고 부산대병원으로 달려왔다.

병원 관계자들 앞에서 감사함과 죄스러움에 눈물을 훔치던 그가 내민 봉투 속에는 35만원이 들어 있었다. 당시 내지 못한 치료비 20만원에 조금의 성의를 보탠 것이다.

김동헌 병원장은 할머니의 손을 맞잡으며 흔쾌히 봉투를 받았고 35년 세월을 지나 돌아온 치료비는 병원발전 후원금으로 뜻있게 사용하기로 했다.

최모 할머니는 "가슴을 짓누르던 무거운 짐을 벗어버리니 속이 시원하다. 정말 죄송하고 고맙다"며 치료비를 갚고 홀가분한 표정을 지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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