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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천만원 등록금에 과외 뛰는 의대생들
[ 2007년 01월 14일 22시 03분 ]
"과외해요. 본 1, 2학년때에도 과외하는 학생들이 있어요. 방학 때 잠깐이지만 용돈이라도 벌려고. 예과 때는 모르지만 본과 때 과외하는 것은 진짜 힘들죠." ‘방학인데 어떻게 보내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모 의대 본과 2학년 김모군의 答(답)이다.

그는 방학에도 매일 도서관에 나가 다음 학기를 준비한다. 그리고 일주일에 2번은 시간을 내 과외를 한다. 그는 ‘시간을 내’는 것이 아니라 ‘시간을 쪼개’ 과외를 하는 것이 맞는 표현이라는 말을 덧붙인다.

과외는 일주일에 두 번 2시간이지만 이동 시간까지 합치면 매번 총 3시간 정도 소요된다. 그는 예과 때부터 과외를 해왔다. ‘의대생 과외’라는 이점에 과외비도 다른 대학생보다 10만원 정도 더 받을 수 있었다. 방학을 이용해 50만원~80만원 수준의 과외 3~4개를 맡으면 다음 학기 책값은 거뜬히 벌 수 있었다.

본과생이 되면 공부량이 엄청나기 때문에 과외는 어려울 것이라고 선배들은 조언했지만 김모군은 방학을 이용, 또 다시 과외를 해야 했다. 매년 오르는 등록금을 생각하면 몇 십 만원이라도 벌어야 했기 때문.

“학자금 대출을 받아 500만원이 넘는 등록금을 해결하고 있는데 책 값이나 용돈이라도 벌어둬야죠. 부모님께 매번 돈 달라는 말 꺼내기가 사실 좀 죄송해요.”

김모군은 자신처럼 본과생이 됐는데도 과외를 하는 학생들이 꽤 있다고 전했다. 전체적으로 보면 적은 경우지만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란다. 의대 입학 연령이 높아지고 매년 큰 폭으로 등록금이 오르면서 나타나는 변화라는 것이 그의 분석이다.

늦은 나이에 대학에 입학, 1년에 1천만원에 가까운 등록금을 마련해야 하는 부모님의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여드려야 하는 처지(?)의 학생들이 많다는 것이 첫번째 요인. 또 나이가 많지 않더라도 등록금에 대한 부담이 워낙 큰 탓에 힘들더라도 과외를 하겠다는 의대생들이 많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의과대학의 등록금은 평균 500만원을 기록, ‘등록금 1천만원 시대’에 들어섰다. 어렵사리 의대에 입학했지만 등록금 걱정이 앞선다는 신입생들의 한숨이 이어졌다. 재학생들 역시, 학자금 대출이나 마이너스 통장 사용 등의 방법으로 빚을 내 등록금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턱없이 치솟는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좀처럼 보이질 않는다. 의과대학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선진국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는 등록금 인상은 불가피하며 현재 등록금으로도 1명의 의사를 길러내는데는 적자라는 항변이다.

해결책은 무엇일까? 단지 값비싼 등록금과 전문대학원 중심의 선진국 의학교육 체제로 변화하는 과정 중 일부라고 여겨야 할까?

그렇다면 의대 졸업장과 함께 얻은 수천만에 이르는 빚은 무엇을 의미하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채무는 의대생, 의학전문대학원생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

“풍족한 집안 환경이 아닌 이상 본과생이라도 과외해야죠. 앞으로 등록금은 더 오를 것이고 그렇게 되면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공부해야 하는 의대생들이 더 많아지겠죠. 이들 중 일부는 솔직히 '돈 잘 버는 과 선택해서 빚은 물론 배우느라 투자한 것 이상 뽑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해요.” 말미에 그는 본과 4학년 때까지 과외를 했던 친한 선배 이야기를 덧붙였다.

“지금 S 대학병원 인턴으로 있는데 그 선배 말이 ‘과외하느라 못한 공부때문에 자는 시간 1시간씩 줄이면서 보충했고 매번 과외를 그만두고 싶었다. 그렇지만 6년동안 5천만원이 넘는 등록금이 다 빚인데 최소한 책값과 용돈은 스스로 벌자는 마음으로 버텼다’는 거예요. 그는 성형외과를 지망하는데 빨리 빚을 갚고 싶어서래요.”

의사가 되기 위해 수천만원의 등록금을 투자해야 하는 의과대학 및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의 선택 역시 앞으로 점점 비슷해지지 않을까? 기우(杞憂)는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왠지 우려감이 엄습한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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