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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법 개정이 결국 의사 옥죄기냐"
[ 2007년 01월 21일 21시 55분 ]
현실적인 의료정책을 표방하며 추진해온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이 최근 그 모습을 드러내면서 의료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지난 12일 정부가 제시한 개정안에 대해 의료계는 '개악'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저지 투쟁 움직임까지 불사하겠다는 입장이다. 지난 20일 대한의사협회가 마련한 '바람직한 의료법 전면개정 방향과 과제 대토론회'에서는 이러한 의료계의 불만이 곳곳에서 표출되기도 했다. 참석자들은 이번 개정안이 의사의 전문성과 자율성을 보장하기는커녕 오히려 규제가 강화돼 결국 의사의 정부 노예화를 획책하려는 의도라고 비난했다. 그렇다면 의료계는 왜 이토록 의료법 개정안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을까? 데일리메디는 개정안을 토대로 그 원인을 분석해 봤다.
[편집자주]
'평생면허'가 사라진다
정부가 제시한 의료법 개정안에 의료계가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부분이 바로 면허갱신제 도입이다.
지난 12일 열린 의료법 개정 실무작업반 제9차 회의에서는 제30조 의료인 보수교육과 관련 협조 방식에서 의무 방식으로 바뀐 조항이 신설됐다.
특히 이 조항에는 '의료인은 면허를 받은 날부터 매 10년마다 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별도의 보수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조항이 신설, 사실상 면허갱신제 도입이 포함됐다.
복지부는 발전하는 의료기술이나 변화하는 의료지식의 습득을 통해 의료인의 자질을 향상시켜야 한다는 점을 면허갱신제 도입 이유로 꼽았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면허갱신제 도입은 의사들을 옥죄려는 의도"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의사협회 역시 "보수교육 질 관리 등의 향상을 위한 것에는 이의가 없지만 면허갱신제 도입은 반대한다"는 입장을 복지부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단·심평원도 실사 허용?
의료기관에 대한 실사권 확대 역시 논란의 핵(核)이다.
개정안 24조에는 요양급여의 적정성 평가 및 가감지급 등을 위해 공단 또는 심평원이 환자에 대한 진료 기록을 요구할 경우 의료기관은 확인시켜 줘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이 조항에 대해 의료계는 의료기관의 실사권은 복지부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단이나 심평원에게 강행근거로 활용케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함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특히 공단이나 심평원의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여러차례 도마위에 올랐던 상황에서 이들에게 환자 기록 일체를 열람케 하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한 입법이라는 입장이다.
의료계 한 인사는 "사실상 의료기관 위에 군림하는 공단 및 심평원의 현실적 권한을 이용해 의료기관을 옥죄고 있는 현실을 비추어 볼 때 타당하지 않은 규정"이라고 주장했다.
'허위'와 '착오' 어떻게 구별하나
'의료인이 의무기록을 작성할 때 허위로 작성해서는 안 된다'라고 명시하고 있는 의료법 개정안 제26조 2항 역시 의료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의료계는 이 조항이 시행되면 의무기록 작성시 착오가 발생한 경우에도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우려하고 있다.
허위 진단서 작성 금지 의무는 형법상 사문서에 관한 죄에 포함되고 기록 등의 허위작성은 거의 모두가 '진료비 사기'라는 목적을 띄고 있으므로 이에 따른 다른 제재 수단은 얼마든지 있다는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때문에 무조건적인 형사처벌 제정은 지양돼야 하며 특히 '허위'와 '착오'의 구분이 쉽지 않은 만큼 이 조항은 개정안에서 삭제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병원내 의원 개설되나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에 관한 제56조 내용도 의료계의 우려를 낳게하고 있다.
개정안에는 의료인이 의원급 의료기관을 개설하려 할 때 병원 의료기관이나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안에 개설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중소병원 경영을 활성화하고 환자가 다양한 의료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정부가 고안해 낸 것.
하지만 의료계는 자칫 해당 병원급 의료기관을 방문한 환자가 오인할 수 있고 의료전달체계의 왜곡이라는 심각한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의사협회 역시 "취지는 공감하지만 만약 허용한다고 하더라도 '신고'가 아닌 '허가' 수준으로 요건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행정 간소화'는 어떻게…
이번 개정안은 또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에 대한 관리·감독을 대폭 강화해 의료계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개정안 제65조에 따르면 의료기관은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안전관리책임자의 선임 및 교육을 정기적으로 실시해야 하는 등 현행법보다 엄격한 기준을 제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의료계는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에 대해 행정규제를 강화하는 것은 의료기관의 경영난을 가중시킬 소지가 있으며 '행정 간소화'라는 정부의 기본적인 취지와도 맞지 않다고 반발하고 있다.
때문에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관련 규정은 강화가 아닌 전반적인 완화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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