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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7%와 200여명 의대생
[ 2007년 01월 24일 22시 01분 ]
올 71회 의사 국가시험 최종 합격자 발표 하루 전, 출제 관련 기관의 고위관계자들은 “지난해보다 2~3% 정도 합격률이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심지어 합격자 발표 당일 오전까지만 해도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도 합격률 95%를 예상했다.

반면, 학생들은 정반대였다. 시험을 치른 직후부터 합격자 발표까지 기자가 만났던 각 학교의 여러 학생들은 한결같이 “유난해 올해 국시는 어려웠다”며 합격률 하락을 예고했다. 이들은 “애매한 문제들이 많았다”며 “전공의 수준의 지식을 요구하는 문제도 있었다”고 주변 학생들의 반응도 전했다.

예정보다 하루 일찍 공개된 합격자 발표 결과, 올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은 88.5%로 2003년 이후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학생들의 체감난이도가 출제위원들의 짐작보다 정확했던 것이다.

88%와 95%의 차이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 간극을 이해해보려는 기자에게 혹자는 이런 질문을 던졌다.

“출제위원들은 전국 3000여명의 의과대학생 90% 이상이 60점 이상을 받도록 하기 위해 골머리를 앓는다. 의과대학 6년을 마무리하며 국가에서 의사 면허를 발급하기 위해 치르는 시험인데 90% 이상의 학생들이 60점 이상을 받을 수 있도록 문제를 출제하고 있다면 이 현실은 올바른 것이냐.”

물론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이 몇 년째 90%를 상회하고 있는 것을 올바르다고 볼 수는 없다. 의사 국가시험이 ‘누구나 붙는 시험’으로 변별력이 없다는 지적도 가능하다. 소위 ‘족보’ 위주의 암기식 학습에서 벗어나 배운 지식을 응용,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을 기르도록 학생들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도 분명 새겨들어야 할 지적이다.

그러나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는 점을 간과할 수 없다. 의사 국가시험은 대학수학능력시험처럼 학생들을 일렬로 세우는 평가가 아니다. 의사 면허를 부여하기 위한 일종의 자격시험이다.

의과대학 6년 과정을 이수한 학생이라면 의사 국가시험 1등 합격자도 간신히 턱걸이한 합격생도 모두 의사가 될 수 있다. 그들이 의사가 돼야 국가가 매년 필요한 의료인 수급 현황에 차질이 생기지 않는다.

의대 정원이 자유롭다면 합격률과 상관없이 이 중 실력을 갖춘 의사를 선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과제가 되겠다. 하지만 전국 의대의 정원을 일괄적으로 제한, 조정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변별력은 논쟁의 우선 순위가 되지 않는다는 생각이다.

결국 난이도가 높다, 낮다 등의 논쟁보다 더 중요하게 고려할 문제는 갑자기 무려 5%나 하락한 합격률로 발생할 사태들을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는 점이다.

대다수 지방병원에 인턴이 부족하고 이로 인해 과중한 업무가 전공의까지 이어져 결과적으로 그 피해가 환자들에게 돌아갈 수 있는 심각한 상황인데도 책임있는 답변은 찾아볼 수 없다.

인턴 정원은 증가했으나 인턴 지원자들은 감소했고 예년보다 많은 학생들이 지방병원이 아닌, 서울행을 택했다. 지방병원에 남아있는 학생들까지도 “인력 부족 상황이 앞으로 지속될 생각을 하니 떠나야겠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할 정도다.

단계적으로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을 낮춰 학교 및 학생들의 학습 방식 변화를 유도하거나 인턴 수급의 적정수를 계산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는 등의 준비없이 초래된 상황이 더욱 심각하게 느껴진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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