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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손 "잡어 vs 말어" 흔들리는 병협
[ 2007년 01월 29일 22시 30분 ]
55년 만의 의료법 전면 개정을 놓고 의료계와 복지부가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병원협회가 동지인 의협과의 공조 여부를 놓고 내분에 휩싸였다.
29일 열린 제13차 병원협회 상임이사 및 시도병원회장 합동회의에서는 의료법 개정에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는 의협과의 공조 여부를 놓고 참석자 간에 설전이 벌어졌다.
설전은 병원협회 김철수 회장이 의사협회 장동익 회장과의 전화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불이 붙었다.
지난 주말 장동익 회장과의 전화통화에서 "왜 병협은 의협에 힘을 싣지 않고 의료법 개정에 찬성하느냐"는 불평을 들었다는 것.
김철수 회장은 "지금까지 의료법 개정 찬반 의사를 밝힌 적이 없는데 이런 말을 들어 당혹스러웠다"며 향후 어떻게 일을 풀어나가야 할지에 대해 참석자들의 의견을 물었다.
김 회장의 발언 이후 참석자들은 의사의 위상 제고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는 의협의 손을 잡아 줘야 한다는 입장과 병원의 실리를 위해 노선을 달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먼저 권영욱 사업이사는 "의료법 개정안에 다소 불리한 독소조항이 있기는 하지만 어려움에 처한 병원들에게는 굉장한 혜택"이라며 의협과의 공조에 반대의사를 표했다.
경영난에 허덕이는 병원들의 숨통을 터 줄 조항이 상당수 포함돼 있는 만큼 회원 병원들의 실익을 위해서는 '결사반대'인 의협과 뜻을 달리해야 한다는 것.
권 이사는 개정된 의료법에 광고규제 완화, 프리렌서 허용, 병원 내 의원 개설 허용, 부대사업 인정 등의 조항이 신설돼 병원계로서는 고무적이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중소병원협의회 정인화 회장 역시 의협과 함께 전면적인 의료법 개정 반대를 하기는 부담스럽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회장은 "의사들에게 불리한 일부 조항은 개선이 돼야 하지만 전면 반대할 경우 병원들은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 밖에 없다"며 의협과의 공조에 회의적인 반응을 나타냈다.
반면 백성길 대외협력위원장은 "이번 의료법 개정에서 병협의 카운터 파트너가 누구인지를 고려해야 한다"며 "전략적 접근이 필요한 만큼 의협과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는 이어 "의료법 개정안은 의사 권위에 상당한 치명타를 입힐 것"이라며 "백년지대계인 의료의 미래를 위해서라도 결코 좌시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부산시병원회 구정회 회장은 "의권에 관한 부분은 의협과 공조가 필요하다"며 "하지만 병원 경영에 대한 부분은 의협과 입장이 다를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참석자들의 찬반 논쟁이 가열되자 연세의료원 지훈상 원장은 "흑백논리는 결코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라며 분위기를 중재했다.
그는 "여기서 설왕설래 할 것이 아니라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인 만큼 의협 회장과 병협 회장이 만나 대승적 차원에서 대화로 풀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대해 김철수 회장은 "이미 구성된 의료법 개정안 TFT에 모든 회원들의 입장이 반영될 수 있도록 보강하고 그 결과에 따라 행동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병협은 앞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거세던 지난 23일 법안 내용 중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좀 더 시간을 두고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는 '애매한 신중론'을 밝힌 바 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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