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돈 안내고 도망간 환자에 오히려 '성금'

로그인 | 회원가입


돈 안내고 도망간 환자에 오히려 '성금'


[ 2007년 02월 04일 09시 14분 ]

분만 후 입원비 등이 없어 아기를 두고 병원을 나간 산모를 병원이 직접 찾아나서 성금을 전달키로 하는 등 온정을 베풀어 감동을 전해주고 있다.

고대안암병원(원장 김린)은 최근 응급실을 통해 입원, 출산한 후 병원비를 내지 못한 산모 이모씨를 찾아 미수금을 받는 대신 병원 방문을 허용하고 원무과 직원들을 중심으로 성금을 모아 병원비를 충당토록 했다.

병원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8일 응급실을 통해 입원해 분만을 했지만 병원비 걱정으로 출산 직후 아이를 두고 병원을 빠져나왔다.

이에 원무과 직원들은 미수금을 받기 위해 이씨의 입원기록을 확인한 끝에 지난 2002년 4번째 아이를 출산한 기록을 발견, 당시 입원 보증인의 연락처를 확보했다.

병원 원무과는 입원 보증인의 설득을 통해 산모를 직접 만날 수 있었지만 이씨의 딱한 사정을 듣고 난 후 결국 30여만원의 미수금을 포기했다.

이씨의 집을 직접 방문한 원무과 직원은 "온기도 없는 지하 단칸방에 들어오는 바람을 막기 위해 유리 대신 종이가 붙어있었다"며 "작은 방에서 아이들이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이씨의 절박한 사정을 충분히 알 수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원무과 직원들을 중심으로 미수금을 받는 대신 오히려 성금을 모아 병원비를 지원하고 산모와 아이가 함께 퇴원할 수 있도록 돕기로 결정했다.

병원에서도 이씨에게 신생아실에 있는 아기의 방문을 허용, 아이가 무사히 퇴원할 수 있도록 진료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했다.

병원 관계자는 "아기가 36주만에 태어나 몸무게 2.6kg 밖에 되지 않지만 대체로 건강한 편"이라며 "세상과 힘든 대면을 한 만큼 아이가 건강하게 퇴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