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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질환 정률제, 의협 나홀로 "정액 유지"
[ 2007년 02월 27일 08시 49분 ]
복지부가 감기 등 경질환에 대한 정액제를 폐지하고 30% 정률제를 추진 중인 가운데 관련 단체 가운데 대한의사협회만이 현 제도의 고수를 유지하고 있어 향후 의료계의 힘겨운 싸움이 예상된다.
시민단체도 정률제 시행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이는 포괄수가제 등 보다 근본적인 지출구조 개선을 전제로 한 것으로 의협과는 다른 입장이어서 의협의 강력한 반대 입장이 정률제 시행에 얼마나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27일 건강보험공단 대강당에서 열린 '지출구조 합리화를 위한 본인부담 조정 및 보장성 강화방안'공청회에서 약사회, 경영자총연맹, 학계에서는 경질환 정률제에 대해 일부 개선의견을 제시했지만 원칙적 찬성의사를 밝혔다.
이에 반해 의협은 정률제가 시행될 경우 경증질환에 대한 사전진단과 예방적 치료 기능이 상실될 뿐만 아니라 환자들의 진료비 예측성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를 표했다.
특히 의협은 1차 의료기관 접근성 약화로 경증질환의 초기진단과 1차 진료가 어려워짐에 따라 의원급 요양기관이 경증질환자 보다는 중증질환을 진료하게 되는 등 의료전단 체계가 붕괴될 수 있다는 점에서 현 제도의 고수를 주장했다.
의협 최종욱 보험위원은 "정률제로 본인부담이 인상될 경우 경증 질환자들은 의료이용을 줄여 결국 중증에 이르는 결과를 낳게 될 것"이라며 "정률 계산 등에 따른 불만은 고스란히 일선 의원급에 전과돼 새로운 부담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경증질환 본인부담률의 증가는 저소득 계층의 희생을 담보로 건강보험 재정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한시적 미봉책"이라며 "환자들을 위해서도 정부는 현 정액제도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약사회 신광식 보험이사는 중증질환 예방이 경질환 예방만으로는 부족할 뿐만 아니라 저소득 계층의 의료접근성을 높이는 것은 정액제가 아니라 소득 재분배 등을 통한 방안이 합리적이라는 점을 지적하며 의협과 분명한 선을 그었다.
신 이사는 정률제 시행으로 일선 약국이 정률 계산에 상당한 행정부담 등을 안는다는 점에서 정액의 구간을 상승시켜 본인부담을 증가시키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원칙적으로는 복지부의 입장에 찬성의사를 밝혔다.
신 이사는 "소아 환자에 대해서는 본인부담을 전액 무상으로 하는 방안도 검토해볼 필요가 있다"며 "단순히 경질환과 중증질환 보장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확실히 그 비중을 역전시켜 중질환의 보장성을 강화하는 방안을 제시하는 정부가 돼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경총 이호성 경제조사본부장과 경북의대 예방의학과 감신 교수,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 등도 경증환자의 외래 이용이 갈수록 증가하는 상황에서 정률제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점에 동의했다.
이호성 본부장은 "1만원이하 구간에서 30% 정률제가 3000원 정액제에 비해 본인부담이 더 적을 수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취약계층의 의료이용 저해가 발생한다고는 볼 수 없다"며 "과다의료 이용억제가 목표라면 정률을 40%까지 높이는 방안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감신 교수 역시 "진료비 상승 등으로 결국 수 년후에는 진료비가 1만5000원을 넘어 정액구간으로 환자들이 이동하게 될 것"이라며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기 전까지 정률제를 시행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대표로 참여한 김태현 정책실장은 경질환 본인부담 확대가 저소득층의 의료이용 억제로 절약한 재정을 중산층 이상의 중증질환을 지원하는 상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반대입장을 취했다.
하지만 김 실장은 지출구조 합리화가 현행 제도 유지가 아닌 국민 주치의 제도나 진료비 지불제도 개편 등의 핵심적인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김 실장은 "연간 1~2만원 수준의 추가비용이 일정소득 이상의 중산층 의료이용을 억제하기에는 부족할 것"이라며 "건보제도가 질적 내실화를 기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보다 근본적인 지출구조 개혁방안을 정부가 제시할 것"을 주문했다.
박동준기자 pdj3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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