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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한테 사투리 잘못 썼다간 '낭패'"
[ 2007년 03월 02일 22시 07분 ]
의사 앞에서 증상을 설명할 때 사투리를 사용하면 훗날 의료사고 발생시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재미난 지적이 나와 눈길을 모은다.



의료소송 전문가로 알려진 김상영 변호사는 최근 '시민과 변호사'라는 웹진에 기고한 글을 통해 의료기관 방문시 표준어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변호사는 대구와 군산에서 각각 진행된 두 건의 의료사고 분쟁 사례를 소개하며 의사에게 자신의 증상을 사투리로 설명할 경우 어떤 낭패를 보게 되는지에 대해 설명했다.











대구

신혼인 30대 초반 남자는 평소 고혈압 증세로 니트로글리세린 복용 중 가슴에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았다. 이 환자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라고 통증을 호소했고 자신이 고혈압 환자임을 알렸다. 병원은 이 환자에 대해 4차례 심전도 검사 후 위염으로 진단하고 돌려보냈다. 하지만 그는 다음날 새벽 다시 같은 증상을 호소하며 응급실에 입원했고 이번엔 비결석 담낭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이 남자는 내시경 검사 도중 갑자기 사망했는데 부검 결과 ‘대동맥박리증’으로 밝혀졌다.



군산

50대 후반 남자가 평소 고혈압으로 정기적인 치료를 받아온 병원에 "오목가슴이 우리하다"라고 호소하며 아들의 등에 업혀 실려왔다. 병원 측은 감염성 결장염으로 진단한 뒤 입원토록 조치했다. 하지만 이 남자는 얼마 안돼 "가슴이 답답하다"며 병실을 나서다가 쓰러져 곧 사망했다. 부검 결과 사인은 ‘대동맥박리증’으로 확인됐다.







위 두 환자의 사인인 '대동맥박리증'은 고혈압, 고령 등으로 탄력을 잃은 혈관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찢어져 사망하게 되는 초응급질환이다.



수 시간 지속되는 극심한 통증으로 "찢어진다", "죽을 것만 같다"고 호소하게 되며 임상 증상으로는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 하반신 마비, 심부전, 실신, 의식장애 등이 있다.



이 질환은 흉부 엑스레이, 심초음파 검사, 대동맥 조영술, CT, MRI 등으로 확진해야 한다.



따라서 두 사망자 가족들이 "오진 때문에 환자가 사망했다"며 각각 병원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은 물론이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서로 달랐다고 김상영 변호사는 전했다. 바로 두 환자의 통증 설명 용어가 달랐기 때문.



표준어로 자신의 통증을 호소했던 대구 사례의 경우 사망자의 가족들이 만족할 만한 선으로 조정이 성립됐다.



하지만 "우리하다"라는 사투리를 사용했던 전주의 경우 유가족의 완패로 끝났다.



이 판결에서는 "오목가슴이 우리하다"라고 호소한 것이 '가슴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을 호소한 것이라고 볼 수 있는지가 가장 큰 관건이었다.



참고로 '우리하다'는 "몹시 아리거나 또는 욱신욱신하다"는 뜻의 경상도 방언이다.



경상도 사람들 사이에선 통증을 표현하는 말로 흔히 쓰이며 심지어 애인과 헤어진 뒤 가슴이 아플 때에도 "마음이 우리하다"는 표현을 사용한다고 한다.



군산 사건 담당재판부는 화해권고를 했지만 유가족은 금액이 적다는 이유로 이의신청을 제기했다. 결과는 패소. 유가족은 항소를 포기했다.



김상영 변호사는 "만약 군산 건에서 '오목가슴이 우리하다'가 아니라 '가슴이 찢어질 것 같다'고 자신의 증상을 정확히 표현했다면 당연히 승소했을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는 이어 "대한민국 의사한테 제대로 치료받으려면 적어도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 제대로 표현해야 하니 부모님에게 국어 공부 좀 시켜 드려야겠다"고 토로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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