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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칭뿐 아니라 배상·입증책임 등 불합리
[ 2007년 03월 07일 03시 13분 ]
그동안 10여 년 넘게 표류하던 의료분쟁 관련 법 제정이 최근 국회의원들의 잇단 발의로 급물살을 타면서 의료계는 물론 사회적 이슈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이 법안의 핵심인 의료사고 입증책임을 놓고 시민단체와 의료계가 팽팽히 맞서 향후 법 제정에 상당한 마찰음이 예상된다. 지금까지의 여론은 의료분쟁시 의사가 본인의 과실을 입증해야 한다는 쪽으로 기울고 있지만 의료계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그렇다면 의료계는 왜 의료분쟁 관련 법에 이처럼 우려를 표하고 있는지 입장을 정리해 본다.
[편집자주]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명칭"
현재까지 의료분쟁 조정 관련 법안을 발의한 국회의원은 이기우, 안명옥 의원 등 2명.
이기우 의원은 '의료사고 예방 및 피해 구제에 관한 법률'로, 안명옥 의원은 '보건의료분쟁의 조정 등에 관한 법률'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병원계는 이기우 의원이 제시한 법안 명칭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있다.
즉, 이기우 의원이 사용한 '의료사고'라는 표현은 일반인에게 '의료과오'와 동일한 뜻으로 비춰져 무조건 의료기관의 잘못으로 발생된 사고라고 단정지을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의료분쟁은 이해 당사자간의 분쟁이므로 '사고'의 용어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의료계 입장이다.
또한 '피해구제'라는 표현은 의료기관에게 손해배상책임이 없는 경우에도 의료사고 환자에게 시혜적 조치를 준다는 인상을 심어줘 오히려 의료분쟁을 유도할 수 있다고 병원계는 보고 있다.
의사가 사고내면 병원장이 배상?
병원계는 의료사고 배상책임 주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의료사고 배상책임은 의료인의 불법행위를 전제로 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당사자를 뛰어넘어 의료기관 개설자를 책임의 주체로 삼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것.
사용자 책임의 경우에도 피용자인 의료인의 책임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 의료인의 책임에 대해 규정하지 않은채 의료기관 개설자의 책임만을 명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다.
뿐만 아니라 의료기관이 도산한 경우 환자는 손해배상을 청구해야하는 권리를 잃게 되고 의료기관 개설자가 후에 의사 개인에게 구상할 수 있는 길도 차단된다는 점에서 배상책임 주체 설정이 잘못됐다는 입장이다.
입증책임 전환은 반시대적 발상
의료분쟁 관련 법안의 핵심쟁점 사안인 입증책임에 대해 의료계나 의사들은 '반시대적 발상'이라며 반대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현재 대법원 판례추세가 구체적 경우에 따라 입증책임을 전환하는 법률해석을 적용하고 있으므로 그 전환을 일률적으로 법에 규정할 필요가 없다는 것.
특히 의료계는 의료판례에서 입증책임 전환 이론을 도입하는 것이 환자측이나 의료인 모두에게 이롭지 않다는 게 세계적인 추세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의료분쟁조정법에서 갑자기 입증책임을 전환한다는 입법안은 조정제도 취지에도 반하는 만큼 이 문제는 법원판례에 맡기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전문브로커 개입 차단
의료계는 의료분쟁 발생시 당사자가 아닌 제삼자 개입에 대해 어떤 규정을 두지 않은 점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나타내고 있다.
의료분쟁이 장기화, 조직화, 폭력화 되는 원인의 하나는 바로 의료기관의 난동을 사주하고 조종하는 전문 브로커의 개입 때문.
따라서 의료분쟁의 조속한 해결을 방해하는 제삼자의 개입은 반드시 규제할 필요성이 있으므로 이에 대한 근거규정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이기우 의원과 안명옥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는 제삼자 개입 금지에 관한 어떠한 규정도 포함돼 있지 않다.
의료계는 "의료분쟁의 당사자 또는 대리인이 아닌 자는 의료분쟁에 관여해서는 안된다"는 내용을 신설해 달라고 요청한 상태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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