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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의사 기근 "5년 후가 더 문제예요"
[ 2007년 03월 13일 21시 55분 ]
“눈여겨뒀던 의대생이나 인턴을 만나면 기회가 주어지는 한 외과 지원을 권유한다. 외과가 ‘기피 대상 1호’란 걸 누구보다 잘 알기에 ‘찐한’ 술 대접도 마다하지 않는다.”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외과 전해명 교수[사진]는 13일 “가톨릭 8개 병원 가운데 7개 병원의 수장을 점령할 정도로 외과 전문의들이 한 시절을 풍미했던 때가 있었다. 지금은 상황이 너무도 달라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격세지감보다는 우리에게도 책임은 있다. 젊은 의사들을 이해하고, 또 이해한다”면서 “지나온 발자국이 지금의 그들에게 길이 되고 방향타가 됐을 거라고 생각하면 어깨는 더욱 무거워 진다”고 말했다.

현재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레지던트 현황에 따르면 1년차가 4명, 2년차가 3명, 3년차가 3명, 4년차가 1명이다. 지원율 0%인 타 대학 병원에 비하면 양호한 수준이지만 4년차는 1명에 그치고 있다.

전해명 교수는 “4년차인 레지던트 1명 역시 당시 4명의 동기와 함께 출발했지만 3명은 도중에 하차한 셈이다. 그 중 1명은 가정의학과로 전과했으며 2명은 다른 길을 찾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는 “젊은 의사들에게 너네는 힘겨운 과정을 거쳐 뭔가를 쟁취하려는 도전 의식이 없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에는 너무 많은 문제점들이 난마처럼 얽혀 있다”고 말했다.

사실 외과 기피현상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그는 “생명을 구한다는 자부심으로 일한다지만 전공의들의 외과 지원 실태를 보면 마음이 편칠 않다”면서 “요즘 식사시간을 보장받지 못하는 직업이 몇이나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더욱이 전해명 교수는 “대학병원의 외과 전문의들은 스태프로서 수련과 전공의 교육을 담당하는가 하면 진료와 연구도 병행해야 한다”면서 “정신적·체력적인 고충이 크고 시간도 태부족해 교육 부실로 이어지는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힘든 직업이지만 보람을 찾겠다는 의사들이라해도 뚜렷한 비전과 재투자가 없는 상황이 이어져 ‘돈보다 사명이 중요하다’는 식의 도덕적 비난이 어려운 데다 사실상 5년 후가 더 문제”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전해명 교수는 “외과 전문의들이 수술실에서 생명을 건 사투를 벌이면서도 묵묵히 제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에 이의를 다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면서 “기본에 충실하고 최선을 다하는 것이 대접받는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제는 더 이상 좋아질 일만 남지 않았겠느냐”고 토로하는 전해명 교수는 “정책부재로 유능한 인력이 사장되고 의료 인력의 균형이 깨어지는 현실은 빨리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젊은 의사들에게 “생명을 지키는 사명을 다하기 위해 의학을 선택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의학의 꽃’이라는 외과학을 진지하게 고민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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