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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통수 맞은 의료계…실익 챙기는 한의계?
[ 2007년 03월 15일 22시 05분 ]
자진사퇴만은 면하겠다는 묘책일까? 회원들과의 약속 만큼은 지키겠다는 협회장의 결단일까? 대한한의사협회가 술렁이고 있다.

15일 보건복지부 주최 의료법 전면 개정안 공청회에 돌연 모습을 드러낸 한의협 엄종희 회장의 행보에 갖가지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이 날 공청회는 의료법 개정안 관련 전권을 위임받은 한의협 의료법 개악 저지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윤한룡·이하 비대위)가 의협·치협과 함께 공식적으로 불참을 통보한 자리였다.

또 이 날 엄종희 회장의 등장에 대해 비대위는 공청회 당일까지도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는데 의문은 더욱 커지고 있다.

윤한룡 비대위원장은 "공청회가 시작되고야 엄 회장이 참석했다는 것을 알았고 이에 전권을 위임받은 비대위원장으로 '참석하지 말라'고 최후 통첩을 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엄종희 회장은 한의협 신상문 법제이사, 한의협 최정국 홍보이사와 한의협 회원 자격으로 공청회에 참석했으며 신 법제이사는 대표 자격으로 의료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을 발표하기도 했다.

18일 엄종희 회장 불신임안 긴급 상정

윤 비대위원장은 "한의협 비대위가 전국이사회로부터 지난 3일 전권을 위임받았기 때문에 의료법 개정안 관련해서는 한의협과 같다"며 "엄 회장 및 신 법제이사의 행동에 대해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오는 18일 오전10시 개최되는 대의원총회에 엄종희 회장 불신임안을 긴급 상정할 방침이다. 신 법제이사에 대해서는 윤리위원회에 제소, 제명 조치를 취할 계획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엄 회장 자신의 개인적 판단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추측하며 "엄 회장 자신도 이번 행동에 대해 대의원들의 심판을 받겠다는 각오로 모습을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며 불신임안 상정을 기정사실화했다.

한의협 엄종희 회장 탄핵안이 예고된 가운데 의협 등은 어렵게 이뤄낸 공조 체제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며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한의협 내분은 예고됐던 것이라고 하더라도 협회장의 움직임에 일부 회원들이 흔들리면서 의료법 개정안 '전면거부'의 의지가 상쇄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복지부와 엄종희 회장, '유사의료행위' 빅딜설

특히 이 날 공청회 자리에서 보건복지부 김강립 의료정책팀장이 한의계가 가장 큰 독소조항으로 꼽았던 '유사의료행위 규정'을 삭제할 방침을 세우겠다고 밝혀 이러한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유사의료행위 규정이 삭제된다면 한의계가 동요, 회원들의 힘을 결집시키기 어려워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에 대해 일각에서는 '복지우와 한의협 엄종희 회장 사이에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수 있다"며 "유사의료행위 규정 삭제가 그 작품"이라는 추측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로 엄 회장이 '개정안의 유사의료행위 관련 조항을 삭제시키지 못하면 자진사퇴하겠다'는 약속을 한 점, 전권을 맡긴 비대위의 지침을 어기고 돌발적으로 공청회에 참석한 점, 강경했던 복지부가 한의협 주장대로 삭제 방침을 세운 것 등이 '빅딜' 의 이유로 거론되고 있다.

18일 유사의료행위 조항이 삭제되지 않아 자진사퇴를 권고받기 보다는 불신임안이 상정돼도 2/3 가결은 힘든 만큼 차라리 공조 틀을 깨고 '유사의료행위 삭제'라는 약속을 받아냈다는 것이다.

윤 비대위원장은 "엄 회장이 탄핵되지 않더라도 비대위는 의협과 공조체제를 유지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한의협이 이중적 노선을 걷게 되겠지만 실제로 회원들을 이끄는 것은 16개 시도지부장인 만큼 엄 회장의 생각대로 '공조 탈퇴', '비판적 수용' 입장은 관철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법예고 기간이 10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의협 엄종희 회장의 이 날 행동이 향후 대정부투쟁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이목이 집중된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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