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제중원 122주년 기념사업'을 둘러싼 논란이 좀처럼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가운데 서울대 일부 교수들이 규탄 성명을 발표해 파장이 예상된다.
서울대 고철환 교수(지구환경과학부)를 비롯한 16명의 교수들은 16일 '서울대병원의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사업 중단을 촉구한다'는 제하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 교수는 성명서에서 "식민지로부터 해방된 독립국가의 국립대학 소속 병원으로서는 결코 행해서는 안 될 몰역사적인 처신"이라고 규탄했다.
서울대가 1924년 설립된 일제의 '경성제국대학'을 기념하고 역사적 자산으로 여기지 않듯이 식민 지배의 수단으로 탄생한 '대한의원'을 서울대병원이 기념하고 계승할 수는 없다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들은 서울대 일부 교수들이 주장하는 식민지 근대화론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 교수들은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사업은 최근 학내에서 확산되고 있는 왜곡된 식민지 근대화론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며 "이것은 서울대가 '국립대학'으로 존속해야 할 최소한의 이유마저도 저버린 반역사적 행태"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 기념사업은 감사원에 감사 청구가 돼 있고, 기념우표 역시 발행 중지 가처분 신청이 돼 있다"며 "서울대병원은 이런 상황을 직시해 국민에게 사과하고 잘못된 역사인식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앞으로 교육적 소명의식을 갖고 서울대에 남아 있는 일제 잔재에 적극 대처해 나갈 것"이라고 천명했다.
<서명자 명단: 가나다순>
고철환 (자연과학대 지구환경과학부), 김도균 (법대 법학부). 김명환 (인문대 영문학과), 김민수 (미술대 디자인학부), 김세균 (사회대 정치학과), 김수행 (사회대 경제학부), 김인걸 (인문대 국사학과), 오용록 (음악대 국악과), 우희종 (수의대 수의학과), 이애주 (사범대 체육학과), 정근식 (사회대 사회학과), 조흥식 (사회대 사회복지학과), 한정숙 (인문대 서양사학과), 홍성욱 (자연과학대 생명과학부), 최갑수 (인문대 서양사학과), 최영찬 (농생대 농경제사회학부) 서울대병원 주최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식 관련 사진 대한의원 100주년 기념식 직후 재개관한 의학박물관에 전시된 대한의원 개원기념 사진첩. 대한의원 개원에 공로가 큰 인사들의 사진이 실려 있는 이 사진첩에는 이토 히로부미와 친일파 이완용, 송병준, 박제순, 이지용 등의 사진이 실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