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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한 쿠테타" vs "회원 뜻 따른 것"
[ 2007년 03월 19일 03시 23분 ]
성공한 쿠테타인가? 이미 예견됐던 사퇴였을 뿐인가?

지난 18일 대한한의사협회(한의협) 엄종희 회장의 사퇴 발언을 놓고 한의계가 뜨겁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를 쿠테타로 보는 시각보다 ‘회원들의 뜻을 읽지 못한 회장의 당연한 사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회장 사퇴서가 공식적으로 접수된 후 약 2개월 간의 대행체제를 거쳐 이뤄질 보궐선거에서 차기 회장으로 윤한룡 비대위원장[사진]이 강력한 지지를 받고 있는 분위기가 이를 반증한다.

지난 18일 개최된 정기대의원총회에서 엄종희 회장은 회장 재신임에는 성공했지만 비대위원장으로는 추대되지 못했다.

회장 사퇴서 오늘(19일) 접수 예정…집행부도 동반 사퇴

이에 엄 회장은 “재신임을 한 뒤 의료법 투쟁의 모든 권한을 비대위에 위임하라고 하는 것은 결국 허수아비 회장으로 남으라는 것”이라며 회장직을 자진 사퇴했다.

한의협 정관에 따라 사퇴 발언 후 사퇴서가 접수돼야 공식적으로 사퇴가 인정된다. 엄종희 회장은 오늘(19일) 중으로 한의협을 방문, 사퇴서를 접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엄 회장과 함께 수석부회장 및 상근이사를 제외한 중앙이사 전원이 사퇴서를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회장 사퇴토록 만들어" vs "61% 불신임, 회원 뜻 읽지 못해"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교묘하게 엄 회장이 자진 사퇴토록 밀어붙였다”며 “쿠테타”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익명을 전제로 한 한의협 관계자는 “회장 불신임안이 가결되기는 어렵다고 판단, 회장으로 재신임해놓고 비대위에 전권을 위임하는 상황을 연출한 것”이라며 “회장이 오히려 비대위원장에게 허락을 받아야 하는 허수아비 상황에서 누가 회장직을 하겠다고 하겠느냐”며 우회적으로 엄 회장을 몰아냈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나 이에 대해 “엄 회장은 진작 사퇴했어야 했다”며 “회원들의 뜻을 읽지 못했고 신뢰를 잃은 지 오래”라며 자진사퇴는 당연한 결과라는 반론도 만만치않다.

윤한룡 비대위원장은 “쿠테타라는 것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며 “처음 의료법 투쟁에서부터엄 회장은 유사의료행위 등 3가지 조항 삭제를 약속했지만 지금까지 지키지 못했다”며 회원들 사이에서 엄 회장에 대한 신뢰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는 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이어 “1월25일 경기도한의사회는 지역의사회 등과 공조, 성명서를 발표했고 엄 회장은 하지 말라고 하며 3가지 조항이 빠진다는 말로 시간을 끌었다”며 “상황은 변하지 않고 시간이 흐르면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회장을 믿을 수 없다는 여론이 커지게 됐던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이사회를 거쳐 비대위에 의료법에 관한 전권이 위임됐고 이번 대의원총회에서도 예산 확보 등 회원들의 신뢰가 확인된 만큼 엄 회장의 사퇴는 스스로의 판단에 따른 것이라는 설명이다.

재신임은 됐지만 61%라는 과반수 이상의 회원들이 회장을 신뢰하지 않는 상황에서 엄 회장은 이를 받아들여 강력한 투쟁에 나서거나 자신의 소신이 회원들과 다르다며 사퇴하는 것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이 옳았다는 의견이다.

“현재는 의료법 투쟁에 최선 다할 것”

의료법 개악 저지가 급선무인 현재, 윤 비대위원장이 회장 대행직을 수행할 가능성이 높다. 비대위원장과 한의협 회장직을 겸한다면 실질적으로 보다 강력한 투쟁이 전개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론 역시도 비록 윤 비대위원장이 회장 대행 서열 2위이지만 의료법이 걸려있는 만큼 비대위원장과 회장 대행을 함께 해주길 기대하는 분위기다.

현재 회장 대행 서열 1위가 학회쪽을 담당하고 있는 만큼 인력풀이나 정책적인 부분을 고려한다면 윤 비대위원장에게 기회가 돌아가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의견인 것.

윤 비대위원장은 “아직 사퇴서가 공식적으로 접수되지 않아 이 문제는 그 이후에나 논의해야 할 것”이라면서도 “현재 의료법 투쟁만을 생각하고 있는데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상황만 된다면 회장 대행이든 아니든 상관없다”고 밝혔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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