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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한대병원 새 CEO 리더십 시험대
[ 2007년 04월 01일 22시 04분 ]
“이봐, 해보기나 했어?” 故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이 계열사 사장들이 새롭거나 어려운 일에 대해 난색을 표할 때마다 이렇게 '면박'을 준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한양대병원이 서울 안유헌 원장, 구리 김영호 원장 등 한양의대 출신 개혁으로 또 한번 도약의 불씨를 지피고 있지만 이미 견고해진 내부의 비관적 시각을 두고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구리병원 김경원 부원장은 “14년간 서울병원에서 근무한 후 구리병원으로 옮겨왔을 때였다. 그런데 하나같이 패배주의에 사로잡혀있더라. 답은 하나다. 여기서 그냥 주저앉을 생각이면 그냥 짐을 싸라”고 쓴소리를 후배들에게 했다고 한다.

“그럴 용기조차 없다면 함께 마음을 다잡고 반드시 ‘해보자’는 당부였고 그 결과 내부 합심으로 흑자 경영을 달성했다”는 결론이었지만 어렵게 말문을 연 그는 “지금 이대로는 안 된다”는 스스로의 위기의식을 표출하고 있었다.

매우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한양대병원이 처한 위기상황을 기회로 바꿀 만한 리더십은 나오지 않았다. 병원 설립 35년 만에 모교 출신 ‘첫 병원장 탄생’으로 이목을 끌었던 안유헌 원장의 어깨가 무거워 보이는 이유도 이 때문일까.

그렇다면 ‘기회’와 ‘위기’의 기로에서 이를 양손에 쥔 사람은 안유헌 병원장과 김영호 병원장에게 있는 셈이다. 내부의 진정한 리더십이 필요한 절체절명의 시기라는 의미다.

서울병원 오석전 부원장이 “중간만 하면 된다, 중간만 하면 된다. 사실 어느 사회에서건 이게 제일 위험한 발상이며 이러한 생각을 떨쳐낼 수 있는 변곡점이 필요하다”고 혹평한 대목은 두 병원장이 반드시 내부 직원들의 경각심을 고취시킬 수 있어야 한다는 주문이다.

사실 위기를 불러오는 가장 큰 내부 요인은 ‘경각심’이 사라진다는 것이다. 이는 조직력을 약화시키고, 조직에 대한 내부 직원들은 신뢰와 자신감을 상실하게 되는 악순환으로 되풀이된다.

긍정적인 사고 또한 아무데서나 ‘꽃’을 피우지 않는다. 성공을 축하하기보다는 질시를 보내고, 도약을 향한 몸부림에 박수를 치기보다는 발목을 잡으려는 분위기 속에서는 긍정적인 사고가 뿌리를 내리지 못한다.

이제 한양대병원에 내부 혁신의 주사위는 던져졌다. 어차피 이것이 ‘운명’이고 가야할 길이라면 반드시 이를 명심해야 할 것이다. 고용이 불안하고, 병원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할 때 내부 조직원은 흔들리기 마련이다. 내부를 만족시키지 못한 채 외부 사람을 만족시킨다는 것은 ‘사상누각(沙上樓閣)’이나 다름없다.

안유헌 원장은 기자간담회를 통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고, 합심해서 의료원의 위상을 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록 진통이 있더라도 개혁의 진정성이 드러나면 갈채를 받을 수 있다. 골릿에 비견되는 거대한 공룡 조직 '한양대병원'과 한판 승부를 벌이는 두 병원장 CEO의 뚝심이 어떻게 발휘될지 자못 궁금하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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