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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치기 의사 일분일초 '죽음과의 전쟁터'
[ 2007년 04월 15일 22시 10분 ]
환자와 의료진들의 사투를 생생하게 담은 ‘MBC 닥터스’가 이번에는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응급실을 찾았다. 따뜻한 봄바람과 함께 메디컬 리얼다큐 <응급실24시>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시작된다. 응급의학과 ‘카리스마’ 의국장 김지훈 선생[사진佐]], 유일한 1년차 강유평 선생[사진右]을 데일리메디가 만났다.[편집자]

응급실, 전쟁터 한복판 '야전사령부'

이른 아침부터 응급실에 비상이 걸렸다. 연달아 실려 오는 네 명의 환자들. 신도림동 주상복합 공사장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실려 온 환자들이었다. 응급실의 모든 의료진이 총 출동해 일사불란한 응급처치가 시작됐다.

“그야말로 응급실은 전쟁터 한복판의 야전사령부나 다름없다. 응급의학과 의사는 바로 이 모든 상황을 진두지휘해야 하는 운명을 가진 야전사령관이다.”

의국장 김지훈 선생은 <응급실24시> 첫 방영 이후 응급의학과와 자신을 이렇게 소개했다. 밤을 지키고 분초를 다투는 환자의 생명이 바로 자기 자신의 판단에 달려 있다는 것에 상당한 부담을 느끼면서도 ‘응급의학과’만의 매력을 그는 거침없이 쏟아냈다.

김지훈 선생은 “단 한사람의 생명이라도 구할 수 있다면, 응급의학과는 절대 없어서는 안될 존재다. 응급 환자, 삶과 죽음의 갈림길에서 환자를 진료하는 것에 매력을 느끼거나, 사회와의 관계에 매력을 느낀다면 이보다 더한 보람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초치기 의사들, 인생 축소판이자 압축판

“짧은 시간에 가벼운 환자와 중한 환자를 가려내야 한다. 1~2분이라도 빨리 위급한 환자를 가려내 생명을 구하기 위한 필요한 처치를 하는 게 응급실 의사의 몫이다. 위급한 환자를 빨리 가려내지 못해 제때 필요 한 처치를 하지 못한다면…. 생각만 해도 아찔하다.”

일상적으로 초 단위로 직접 해야 할 일을 정해 놓은 직업이 있을까? 김지훈 선생은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그야말로 초치기 의사들이라고 했다.

환자가 한 명도 없이 적막한 응급실이지만 10분 뒤에는 야전 의무실만큼 환자가 몰리는, 항상 긴장감이 감돌며 폭풍 전의 고요함과 폭풍 후의 고요함이 혼재돼 있기 때문일까.

응급의학과의 또 다른 매력은 응급의학과 의사의 진료실은 사회상을 반영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질적으로도 사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는 의사이며 또 응급실은 가장 긴박한 환자와 보호자는 물론이거니와 사회적으로도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그야말로 인생의 축소판, 압축판을 경험할 수 있는 장소”라는 게 이들의 한결같은 목소리다.

살인적 스케줄에 지원자 줄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대지망생이 늘어나는 것과는 반대로 응급의학과 지망 의사는 줄어드는 현상에 대해 이들은 “고생한 만큼 상대적인 대우가 열악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는 뿌리부터 곪아있는 심각한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강유평 선생은 “과중한 근무의 문제와 함께, 생활이 불규칙하다는 점은 1년차의 가장 고민거리”라고 말했다.

1주일에 세 번은 ‘24시간+α’ 근무를 하고 나머지 세 번은 15시간을 일하는 살인적인 스케줄이다. 1주일에 한 번인 ‘오프(비번)’도 7시간뿐, 밀린 잠을 보충하기에도 부족한 시간이다.

여기에 강유평 선생은 “응급의학과 의사들은 스스로 혹은 주변의 조치가 생명의 명암을 가를 수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압박감과 스트레스가 작용한다”고 털어놨다. 그는 조금만 방심해도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전쟁터에 떨어진 이등병과 비슷한 심정이라고 말했다.

응급실 의사들의 또 다른 고충은 거의 날마다 일어나는 난동, 술 취한 환자의 난동 등 폭력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점이다.

김지훈 선생은 “통원환자나 입원환자라면 한 달에 한번도 일어나기도 힘든 욕설 환자, 난동 환자를 거의 매일 경험하기 때문에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회의감마저 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응급실 24시 성모병원'편은 이 같은 의료진들의 고충은 물론, 응급실의 낮과 밤을 4월 9일부터 6월 초까지 총 10회 방영한다. 응급실에 얽힌 여러 사연과 의료진의 사투를 통해 우리 사회의 단면을 생생하게 어떻게 전달할 지 주목된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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