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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 폭력 사각지대 응급실 "수술 급해"
[ 2007년 04월 18일 21시 46분 ]
새벽 1시30분. 서울 D병원 응급실에 사고로 왼팔을 잃은 김모(43)씨가 찾아왔다. 김씨는 왼쪽 어깨 아랫부분의 고통을 호소하며 “빨리 진정제를 처방해 달라”고 외쳤다. 의료진은 ‘순서를 기다리라’며 주의를 줬지만 응급의학과 전공의 이모(28)씨를 주먹으로 때리고 병원 집기를 집어던졌다. 해당 경찰서는 김씨를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폭언과 폭행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는 전공의들을 지켜줄 보호막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대한전공의협의회(회장 이학승)가 지난 12일부터 15일까지 ‘최근 1년 동안 응급실내 폭언・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는가’에 대해 8천124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에서 확연히 드러났다.
18일 이학승 회장은 “병원의 응급실은 말 그대로 응급 환자를 다루는 곳으로 위급한 순간이 연속적으로 발생되는 공간”이라고 지적하면서 “이러한 곳에서 폭언・폭력이 난무하게 된다면 의사뿐 아니라 환자에게도 치명적”이라고 주장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8천124명 설문대상자 가운데 응답자 629명 중 66.6%(419명)가 폭언이나 폭력을 경험한 적이 있으며, 그중 환자 보호자로부터 70%이상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 것.
형태별로는 위협적 행동 47%(197명)이나 욕설 45.6%(191명) 특히 신체적 구타 6.7%(28명) 등이 적지 않았으며 한 달에 적어도 1~2회의 경험을 한다는 응답은 무려 71%(297명)였다. 거의 매일이라는 응답자도 9명으로 응급실내의 폭언과 폭력의 수준이 심각한 것으로 확인됐다.
더욱이 환자와 보호자의 의료진 폭행은 점점 증가하고 있지만 이를 방어할 법적 장치가 전무하다는 것이 현재 병원의 실상.
가톨릭의대 성모병원 응급의학과 한 레지던트는 “의료사고 부담이 큰데다 밤에는 술에 취해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이나 막무가내로 수술을 요구하며 행패를 부리는 사람이 많다”면서 “신변 위협까지 느낄 정도”라고 토로했다.
또한 이번 조사결과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폭언・폭력 발생시 어떠한 조치를 취하느냐에 대한 응답. 이와 관련, ‘병원 내 경비인력이나 동료에게 도움을 청한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거나 혼자서 대응 한다’가 뒤를 이었다.
문제는 이러한 일이 발생했을 경우 체계적인 해결 절차를 거치지 못한 채 그냥 넘기는 경우가 다반사인 것으로 확인된 것.
이학승 회장은 “환자 권리를 강화하기 위한 측면에서나 의료 공급자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응급실 내의 폭언・폭력을 근절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시점”이라고 밝혔다.
향후 전공의협은 국회에도 설문조사 결과를 전하고 응급실 폭력에 대해 특별가중처벌법을 제정해줄 것을 건의할 예정이며 응급실 폭력 대안을 촉구하는 활동을 적극적으로 벌일 방침이다.
한편, 이번 조사에서 해결을 위한 방안으로 응답자 다수는 ‘법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병원내 CCTV를 작동시켜야한다’, ‘경비인력을 강화해야한다’, ‘폭력대처에 대한 전공의 교육과 직원교육, 지원인력확보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 보다 강력하고 현실적인 조치를 촉구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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