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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국민 '급여확대 결정' 유럽은 의사
[ 2007년 05월 04일 03시 15분 ]
정부의 보장성 확대방안이 지속적으로 추진되고 있는 가운데 급여확대를 결정할 주체로 우리나라 국민들은 스스로를 꼽은데 반해 대다수 유럽 국가에서는 우선순위 결정 주체를 '의사'로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 급여확대 등에 따른 우선순위 결정이 의료전문지식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전제가 일반화됐다는 점을 방증하는 것이며 상대적으로 우리나라는 의료인에 대한 불신이 팽배해 있다는 점을 반영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3일 건강보험공단 연구원의 이상이 소장 등의 '사회적 합의 기반한 의료자원 우선순위에 관한 연구'에 따르면 급여확대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집단으로 국민의 42.5%가 '보험료를 지불하는 국민'을 꼽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0월~12월까지 건강보험 가입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것으로 국민에 이어서는 조사대상자의 30.6%가 '의료 전반을 주관하는 정부(복지부)', 9.5%가 건강보험공단 등이 급여확대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반면 '환자 진료를 책임지고 있는 의사'가 급여확대 순위를 결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전체의 9.8%에 불과해 '공익을 대변하는 시민단체'를 결정주체로 인식한 응답 7%와도 큰 차이를 보이지 못했다.

이처럼 우리나라 국민의 80% 이상이 급여확대 우선순위 결정주체를 의료진이 아닌 '국민'이나 '보건당국'으로 꼽은 것과 대조적으로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압도적으로 '의사'를 우선순위 결정의 가장 중요한 집단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연구진이 인용한 자료에 따르면 유럽 각국의 국민 1000명씩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급여확대 우선순위 결정주체로 의사로 꼽은 비율을 영국 75.1%, 스웨덴 81%, 네델란드 78.6%, 이탈리아 53.3%, 프랑스 68.2% 등에 이르고 있었다.

이들 국가에서 국민들이 우선적으로 지원할 치료항목을 결정해야 한다는 응답은 영국 24.1%, 스웨덴 17.3%, 이탈리아 27.1%, 프랑스 25% 등에 불과했다.

이상이 소장 등 연구진은 급여확대 결정에서 의사 등 의료진의 비중이 미미하다는 이번 조사결과가 의료인들에 대한 국민적 불신을 반영하는 결과임과 동시에 의료전문지식에 대한 권위가 상당히 실추되고 있는 현상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 소장은 "이번 조사결과가 의료 전문성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이 팽배해 있고 이들 집단이 공정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적다는 현실을 반영한다면 급여확대에 따른 국민적 정당성을 획득하기 위한 많은 절차와 근거에 대한 고려가 필요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결국 급여확대 등에 대한 국민적 참여 의식이 상당히 강하게 나타나고 있는 현실에서 급여확대 등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과정과 건강보험 재정 집행과정의 공정성을 확보, 국민적 동의를 얻어내는 과정이 필수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

이 소장은 "우리나라에서 의료자원의 우선순위 선정에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순위 원칙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는 것"이라며 "국민들의 직접 참여나 대표성을 지닌 이들을 통해 정당성을 인정받은 상황에서 전반적인 의료자원의 분배가 결정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동준기자 pdj3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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