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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의사-영업사원 '관행을 깨야'
[ 2007년 05월 03일 21시 30분 ]
최근 한 개원의사가 제약회사 영업사원에 다단계를 강요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진료실 내에서 행해지는 의사와 영업사원간 부적절한 관행이 또 다시 도마위로 떠오르고 있다.

의사는 영업사원이 자발적으로 도와주려 했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영업사원은 일방적으로 강요당했다며 양측이 팽팽히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같은 행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자사 의약품을 의사의 처방목록에 포함시키려는 제약회사는 의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온갖 노력을 강구하고 있다. 반면 제약사의 지극 정성에 익숙해진 의사들은 언제부턴가 영업사원의 성의를 당연한 것처럼 받아들이고 있다.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이 팽배해진 원인은 과당경쟁을 자행하고 있는 제약회사에 일차적인 책임이 있다.

제네릭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은 특성상 국내 제약사는 동일한 약물을 동일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이유로 제품력보다는 영업사원의 자질에 매출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때문에 영업사원은 의사의 환심을 사기 위해 과당경쟁을 일삼으며 그 결과 리베이트와 같은 부작용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것.

하지만 불합리한 영업행위를 방관하며 영업사원들에게 감당할 수 없는 요구를 일삼는 의사들 역시 비난은 피할 수 없다. 언제든지 처방약을 바꿀 수 있다는 이유로 영업사원에 대한 횡포가 심해지는 현상이 심심치 않게 발생하기 때문.

영업사원들에 따르면 일부 의사들은 영업사원들을 마치 비서 부리듯 개인적인 심부름은 물론 회식비용 과다 청구, 주말에 집안일 강요, 다단계 물품 구매 등 점차 높은 수위의 요구를 영엽사원에게 강요한다.

한 영업사원은 “치열한 경쟁속에서 처방권을 쥐고 있는 의사들을 감동시키기 위해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마치 영업사원의 당연한 임무인양 인식하는 의사들을 보면 직업에 대한 회의가 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반면 한 개원의는 "영업사원에게 불합리한 요구를 하는 것은 분명 문제가 있지만 어차피 똑같은 제품을 들고 오는데 이왕이면 열심히 하는 영업사원의 약을 써주게 된다"고 말했다.

다른 산업도 마찬가지이지만 의사와 제약 영업사원들은 같이 있을 때는 서로를 위하면서도 돌아서면 불평·불만을 일삼는 야누스적 성격을 띤다.

의사와 영업사원 모두 국민건강을 위해 온 몸 바쳐 희생하는 직업을 업보로 삼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제약회사는 과당경쟁에 따른 불합리한 관행을 자제하고 효능 좋은 제품을 의사들에게 추천하는 영업의 본질을 되새기는 정책을 개발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의사들 역시 영업사원을 개인 비서가 아닌 의약품 홍보 직원으로 인식하는 동료의식을 갖지 않는다면 이 같은 불합리한 관행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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