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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이트 금지' 등 공정경쟁 첫 발 제약계
[ 2007년 05월 09일 21시 51분 ]
국내 주요제약사들이 9일 공정거래 자율준수 프로그램(CP)을 도입하며 투명거래 정착을 위한 강한 의지를 내비친 가운데 CP가 공정거래 정착에 얼마나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지나치게 높은 제네릭 의존도로 과당경쟁을 자행하고 있는 국내사들이 뚜렷한 체질개선을 위한 노력 없이 단지 의지만으로 공정거래를 정착시킬 수 있을지 물음표가 제기되는 실정이다.

CP는 기업 스스로 시장경쟁질서를 확립하고 경쟁규범을 지키는 풍토를 조성하도록 지난 2001년 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행동규범’을 제정, 기업들에 도입을 권고하는 프로그램이다.

CP는 실행체계 구축, 자율준수 촉진, 운용성과 평가 및 프로그램 개선 등 3단계로 나눠 실행되며 지난해 8월 기준, 산업 전 분야에 걸쳐 280개 기업이 CP를 도입하고 있다.

기업들이 CP를 도입하면 ▲최고경영자의 자율준수 의지표명 ▲자율준수관리자 임명 ▲자율준수편람 제작 ▲자율준수교육 실시 ▲내부감독체계 구축 ▲경쟁법 위반에 대한 제재 ▲관련 문서의 체계적 관리 등 핵심 7대요소를 충족해야 한다.

또한 기업들이 CP 프로그램을 성공적으로 이행했을 경우 공정위가 내린 제재 수준이 완화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실제로 지난 2002년 KT의 거래강제행위, 2005년 신세계의 특정불공정거래행위, 지난해 GS홈쇼핑의 부당광고 등 불공정거래로 적발된 기업들이 CP를 감안, 각각 20%의 과징금 감경을 이끌어 낸 바 있다.

때문에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해말부터 대대적으로 실시한 제약산업 실사조사 발표를 목전에 둔 상황에서 제약사들이 선처를 바라기 위해 ‘선수’를 치는 것이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국내사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를 정착시키겠다는 제약사들의 취지는 높이 평가할만하지만 공교롭게도 공정위의 실사조사 결과 발표를 앞둔 시기라는 이유로 단지 순수한 의도만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제약사들의 자정 의지만으로는 현재 국내 제약시장이 지나치게 난립돼 있기 때문에 빠른 시일내에 시장이 정화되기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현재 일부 제품의 경우 많게는 100여개 이상의 제약사들이 같은 성분의 제네릭으로 서로 경쟁하고 있어 리베이트 등을 이용한 ‘제 살 깎아먹기’식의 영업방식이 만연할 수밖에 없기 때문.

업계 한 관계자는 “어차피 똑같은 제품으로 한정된 시장을 공략해야 하는 국내제약사들의 현실상 신약개발과 같은 뚜렷한 체질개선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공정거래 정착을 위해 '정도영업'을 펼치는 제약사가 오히려 손해보는 기형적인 현상이 근절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이러한 부정적인 시각에도 불구하고 CP 도입함으로써 투명거래 정착을 위한 제약사들의 의지 자체만으로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야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한 관계자는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한미 FTA 등 위기를 겪고 있는 업계의 상황을 고려하면 이 같은 제약사들의 노력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제약사의 CP 도입이 다른 산업군에 비해 다소 늦은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공정거래를 정착시킨다는 초심을 잃지 않는다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언젠가는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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