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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I촬영 늦어 3천만원·기침 간과 1천만원
[ 2007년 05월 17일 04시 10분 ]
의사의 과실로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한 환자들에게 손해를 배상하라는 법원 판결이 잇따르고 있다.

야간 인력이 없어 MRI 촬영을 하지 못해 뇌졸중을 발견하지 못한 의사에게는 3천여만원을, 임신기간 내내 기침 증세를 보였지만 흉부엑스선촬영을 하지 않은 의사에게는 1천여만원을 배상토록 한 것.

서울고등법원 제9민사부는 “야간에 뇌신경질환을 진단할 수 있는 MRI 촬영 인력을 갖추지 않은 병원은 신속히 MRI 촬영을 할 수 있는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면서 “이로 인해 뇌졸중을 뒤늦게 판단, 때늦은 치료를 한 책임이 있다”고 판시했다.

원고는 지난 2002년 10월 저녁식사 후 갑자기 어지럼증을 느끼고 왼편에 감각이 없는 등의 증상을 보여 피고병원 응급실에 입원했다. 원고는 뇌혈관질환 여부 확진을 위해 MRI 촬영을 받아야 했지만 당시 야간이어서 촬영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결국 다음 날 11시50분경 뇌 MRI 촬영이 시행됐고 원고는 좌측 상하지의 마비 및 감각이상을 보여 최종적으로 뇌졸중 진단을 받았다. 현재 원고는 좌측 상하지가 마비되고 감각이 소실된 상태다.

이에 법원은 “응급실에 실려왔을 때 원고는 뇌졸중에서 발견되는 전형적인 증상이었고 연령, 과거병력을 볼 때 뇌경색을 의심할 만한 충분한 정황이었다”면서 “뇌 MRI 촬영이나 적어도 뇌 CT 촬영은 필수적이었고 야간이어서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면 다른 병원으로 전원해야 했다”고 원고측의 손을 들어줬다.

원고가 호송된 지 무려 14시간이 지나서야 MRI 촬영을 받았고 그로 인해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해 좌측 상하지 마비에 이르게 했다는 판단이다.

또 수원지방법원에서도 적절한 시기에 흉부엑스선촬영을 하지 않고 조기 치료의 기회를 놓치게 한 것은 주의의무를 위반했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방법원은 임신할 무렵부터 기침과 가래 등의 증상이 있어 산부인과 진료를 받으면서 이를 호소했으나 특별한 처방 또는 검사를 시행하지 않고 감기약만 처방한 산부인과 의사에게 1천여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원고는 흡연경력이 없는 환자가 임신 기간 내내 기침, 가래 등을 호소했다면 진료과목이 산부인과라고 하더라도 폐암 또는 기타 심각한 폐질환 발생 가능성을 의심, 검사를 시행하거나 이를 권유해야 할 의무가 있다는 판결이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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