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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찜 할머니, 서울아산병원 1억 기부
[ 2007년 05월 31일 09시 04분 ]
“통장 안에 들어 있는 돈 모두 사회에서 번 돈이니까 당연히 사회에 내 놓는 거야.”

‘아귀찜 할매’로 진해에서 명성이 자자한 김공순(67세) 할머니[사진]가 지난 29일 불우한 환자를 돕기 위해 한 평생 억척같이 모아 온 전 재산 1억원을 아산재단 서울아산병원에 기부했다.

진해시 이동에서 15년째 ‘할매 아귀찜’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 김공순 할머니가 본인 명의로 된 통장 6개를 모두 정리해 불우한 환자를 위해 쾌척한 것.

지금도 겨울 옷 여름 옷 각 한 벌로 지낼 만큼 검소한 김 할머니의 인생 여정은 험하다 못해 고통의 나날이었기에 이번 선행에 주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할머니는 어릴 적 멋진 형사나 파일럿이 되는 게 꿈이었지만 ‘꿈’으로만 남기고, 지금까지 홀로 살면서 2, 30대에는 식모살이, 행상 등 안 해본 일이 없다.

특히 20여 년 전 우지 가공공장에 일하면서 추락사고로 인해 척추를 다쳐 수술 후 5년간 입원 치료를 받고, 그 후유증으로 어깨 수술까지 받는 악몽을 겪어야 했다.

통장에 돈을 저금하면 지금껏 한번도 허투로 써본 적이 없다는 김공순 할머니는 15년 전 아귀찜 식당을 열게 된 이후 새벽 장을 보기 위해 걷는 일은 다반사고 짐이 많아도 택시 한번 타 본적이 없을 만큼 억척 같이 돈을 모아 왔다.

그러던 어느 날 장을 보고 오다 교통사고로 장기 입원하는 또 한번의 시련을 겪어야 했으며, 4년 전에는 뇌출혈, 지난 4월 초에는 심근경색으로 심장수술까지 받기도 했다.

여러 불운이 겹치면서 건강까지 악화되었지만 “통장에 돈 다 주고 나면 이제부터 또 다시 아귀찜 장사해서 버는 돈으로 먹고 살면 되지 뭐가 걱정이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언제나 당당하고 거침이 없다.

오랜 투병생활을 통해 환자들의 고통을 알게 되었고, 최근 심근경색으로 인한 심장수술 등 건강이 악화되면서 미뤄둔 기부 계획을 실천에 옮기려고 생각하던 중 우연히 불우한 환자를 돕는 서울아산병원의 무료진료 활동을 보면서 기부를 결심하게 됐다고.

김공순 할머니는 서울아산병원 사회복지팀에 1억원을 기부하면서 “기업하는 사람들과는 달리 한 평생 고생해서 모은 돈인 만큼 병마와 힘겹게 싸우고 있는 불우한 환자들이 다시 사회에 건강한 일꾼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해 달라”고 당부했다.

진해에서는 ‘아귀찜 할매’, 동네에서는 ‘욕쟁이 할매’라고도 명성이 자자하지만 김 할머니는 명절이나 연말이 되면 독거노인들에게 쌀이나 먹을거리를 싸서 직접 인사드리는 것은 물론 사회복지시설을 후원하기 위한 계좌도 여러 개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건강이 안 좋아서 걱정이지만 지금부터 차곡차곡 빈 통장이 채워지면 죽기 전에 다시 한번 사회에 좋은 일을 할 것”이라며 “아프리카 등 기아로 죽어가는 어린이들을 살리는 일에도 참여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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