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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아는 태아…산모 진통후 분만시 사람 인정"
[ 2007년 07월 10일 03시 12분 ]
‘진통을 수반하면서 분만이 개시된 태아만 사람으로 볼 수 있다’는 대법원의 판결이 논란이 되고 있다.

특히 종교계는 “생명존중 의식이 결여된 판결”이라고 우려를 표시하고 있다.

천주교 주교회의 생명윤리연구회 총무인 가톨릭의대 이동익 신부는 오늘(10일) 오전 한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가톨릭 교회는 영혼과 육체가 합일되는 시기에 생명이 시작된다고 보고 있다”며 “수정란이 시작되는 바로 그 때 생물학적 유전자형이 결정된다고 본다”고 비판했다.

이 신부는 “이번 판결로 태아에 대한 생명경시 풍조가 확산될 수 있다”면서 생명존중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9월에 생명수호대회를 열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이처럼 논란이 되고 있는 이번 판결은 ‘분만 직전이 아닌 태아는 사람이 아니’라는 지난 1982년 10월과 1998년 10월의 결정을 다시 한 번 확인한 것이다.

종교계와 달리 법조계는 아직까지 ‘진통설(분만개시설)’을 택하고 있는 것으로 현행법 체계에서는 태아를 사람으로 보는 시각을 변경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이른 감이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대법원2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태아가 숨진 후 제왕절개 수술을 받게 해 산모에게 상해를 입힌 혐의(업무상 과실치상)로 기소된 조산사 서모(58)씨에게 무죄 선고한 원심을 지난 9일 확정했다고 밝혔다.

임신부 이모(37)씨는 지난 2001년 출산 예정일이 지나도 규칙적인 진통이 오지 않자 서울의 한 조산소를 찾았고 이에 서씨는 “2주간 더 기다려 보자”면서 임신부를 병원에 옮기지 않았다.

결국 자연분만을 기다리다 태아는 저산소증으로 사망했다. 이후 제왕절개로 5.2kg의 숨진 태아가 나왔고 검찰은 태아가 죽은 뒤에야 산모에게 수술을 받게 한 서씨를 산모에 대한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했다.

또 검찰은 항소심에서 “태아는 사망 당시 사람인 상태였다”고 태아에 대한 과실치사 혐의도 추가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산모가 진통에 이르지 않은 만큼 이 사건의 태아가 업무상 과실치사죄의 객체인 ‘사람’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며 “태아를 죽게 하는 행위가 임산부 신체의 일부를 훼손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고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확정했다.

재판부는 “산모에게 분만 개시라고 할 수 있는 진통이 시작된 바 없어 태아는 사람이 됐다고 볼 수 없다”며 당시 제왕절개 수술이 가능했으므로 태아는 이미 사람이 됐다는 검찰의 주장을 기각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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