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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장님 이 것 좀…" 환자 제안에 고민
[ 2007년 08월 10일 22시 00분 ]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상가에서 3년째 소아과를 운영 중인 소아과전문의 J씨는 최근 고민에 휩싸였다.

적지 않은 수의 환자를 소개했을 뿐만 아니라 정기적으로 외래 진료를 받는 두 아이의 엄마인 A씨로부터 카드발급 제안을 받은데 이어 최근에는 아이 학습지 권유를 받았기 때문이다.

J원장은 A씨에게 평소 고마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 ‘사용하지 않으면 되겠지’ 하는 생각으로 카드 발급신청서를 작성했지만, 최근 A씨가 권하는 아이 학습지는 금전적으로 부담이 됐다.

그는 혼자서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것이 아니라며 아이 엄마와 상의 후에 연락을 주기로 했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최근 경기 불황을 계기로 돈독한 유대 관계(?)를 제안하는 환자들 때문에 고민하는 개원의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7일 개원가에 따르면 신뢰 혹은 유대관계가 형성됐다고 생각하기가 무섭게 카드, 보험, 아이용 학습교재 신청서를 내미는 환자가 늘어 난감한 상황을 호소하고 있다.

J원장은 “병원 운영은 어렵지만 카드 발급 등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 처음 한 두 장은 신청에 응했다”며 “하지만 차츰 도를 더해 아이학습지를 비롯해 과외 권유에 어찌할 바를 모르겠다”고 난처함을 표명했다.

경기도 성남시 분당에서 5년째 안과를 운영 중인 B원장은 이미 비슷한 상황을 겪으면서 원치 않은 보험을 두 개나 가입했다.

그는 “가족신상까지 물으며 접근하는 이들 때문에 난처한 경우가 많다”며 “정기적인 외래 방문환자가 늘어난 덕에 개원 초기보다 환자는 늘었지만, 이들을 대하기는 더욱 어려워진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상가나 지방도시의 병·의원에서 빈번한 이런 현상에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대처를 주문한다.

의료컨설팅전문업체 SU컨설팅의 이호 실장은 “보험업계는 아예 의사들을 대상으로 하는 이 같은 영업가이드라인을 마련해 생활설계사를 교육하기도 한다”며 “이들에게 의사들은 대하기 어려운 계층이기 보다는 환금성이 좋은 우수한 고객”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일부에 있어서는 고마움에 보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때로는 단호하고 일관성 있는 모습이 필요할 때가 있다”고 조언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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