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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주 등 병원 세우고 독립운동한 의사들
[ 2007년 08월 15일 12시 40분 ]
의사들은 만주나 몽골 등에 병원을 세우고 이를 거점 기지로 활용, 군자금을 지원하는 등의 방식으로 독립운동을 펼쳤다는 조사 결과가 발표됐다.
제62주년 광복절을 맞아 MBC와 대한의사협회가 준비한 ‘광야의 의사들’ 프로그램에서는 이 같은 의사들의 독립운동을 조명, 15일 방영했다.
프로그램은 “일제 침략 시절, 상류층이었던 의사들에게도 조국의 독립은 가장 큰 소원이었으며 당시 병원은 독립운동가들의 은신처였고 병원 수입은 전부 군자금으로 사용됐다”고 밝혔다.
의사들은 다른 직업군보다 훨씬 더 제대로 자신들의 역할을 수행했고 이후 임시정부의 요직을 맡는 등 독립운동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는 것.
특히 프로그램은 의사 김필순과 이태준을 집중적으로 조명했다. 이들은 세브란스 1·2기 졸업생으로 김필순은 도산 안창호 열사와 막역한 사이로 만주 등에서 활약했고 이태준은 몽골의 ‘신인(神人)’으로 추앙받으며 독립운동을 펼쳤다.
김필순은 의과대학 졸업 전부터 저학년을 가르칠 정도로 총명했고 세브란스 2기 졸업생이 배출될 때에는 이미 교수로 안정된 삶을 보장받은 상태였다.
그러나 김필순은 안창호와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치겠다는 결의를 나눈 후 만주 등으로 망명, 본격적인 독립 운동을 시작했다. 김필순의 망명으로 교육자가 없어 당시 세브란스 의과대학은 10여개월 정도 문을 닫기도 했다.
김필순은 안창호와 신민회를 조직하거나 만주에 신흥무관학교를 세워 독립운동가를 양성했으며 또 한국인들이 독립운동을 하며 삶의 터전을 가꿀 수 있도록 ‘이상촌’ 건설에 온갖 열정을 쏟았다.
병원 수익은 전부 군자금으로 사용돼 가족들은 가난을 면치 못했는데 김필순의 막내 딸은 6살까지 영양 부족으로 성장 장애를 겪을 정도였다.
이처럼 투철한 독립운동을 펼치던 김필순은 1919년 9월1일 어이없는 죽음을 맞이한다. 한인촌 건설과 환자 진료로 밤낮없이 일을 했던 김필순은 새로 채용한 일본인 조수가 준 우유 한 잔을 마시고 그 자리에서 숨을 거둔 것.
이태준 역시 김필순과 같은 격정의 삶을 지낸 의사 출신 독립운동가다. 특히 이태준은 사회주의 영향을 받아 한인사회당이나 고려사회당 등에서 혁명 활동에도 참여했다.
몽골에 동의의국을 세우고 환자들을 치료하며 독립운동을 펼쳤던 그는 몽골의 마지막 국왕인 보그드칸의 ‘어의’로 임명돼 큰 신임을 받기도 한다. 그의 명성은 몽골 전역에 퍼지게 되고 이태준은 ‘극락세계에서 온 여래불’이라고 불리며 추앙받는다.
그러던 중 이태준은 레닌으로부터 40만루불을 상해에 전달해야 하는 임무를 맡는다. 모스크바에서 몽골, 다시 상해까지 독립운동자금을 전달하는 가장 위험한 일이었던 것. 결국 이태준은 이 과정에서 목숨을 잃는다.
프로그램은 “안정된 삶이 보장된 상류층인 의사들은 시대의 소임을 외면하지 않았다”며 “의사 독립운동가들은 가장 열정적인 의술을 펼치며 그들의 직업을 신념과 자부심으로 한 층 더 가치있게 만들었다”고 평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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