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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으로 의료계를 바라봤으면"
[ 2007년 09월 03일 22시 00분 ]
기자들에겐 정보가 생명이다. 매일 마감을 해야 하는 방송기자의 입장에선 더욱 그렇다. 신문기자와 달리 취재 현장에 가서 직접 인터뷰를 하고, 장면들을 촬영해야 하는 만큼 방송기자의 일상은 무척 바쁘다.
느긋하게 취재원을 만나고, 차 한 잔 하면서 세상사를 논하기엔 여유가 별로 없다. 때문에 기자라고는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정보를 접할 기회가 그리 많지 않다.
물론 발로 뛰면서 얻은, 현장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살아 있는 정보가 아이템으로서 최상이다.
하지만, 일주일에 적어도 세 개 이상의 아이템을 만들어내야 하다 보니 자리에 앉아 인터넷을 뒤지는 게 다반사이다.
출근을 하면 제일 먼저 노트북을 열고 포탈사이트의 주요 뉴스들을 훑는다. 그 다음엔 KBS와 기사 제공 계약이 되어 있는 연합뉴스 기사를 확인한다. 의료 관련 기사 중 혹시 놓친 것이 있는지 살펴보기 위해서이다.
그 다음엔 차를 한잔 마시면서 일간지들을 훑어본다. 같은 기사라도 방향이 다르고 전달하는 내용에 차이가 있기 때문에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칼럼이나 사설을 읽으면서 생각을 가다듬고 글맛에 빠져 보기도 한다. 이때쯤이면 하루를 어떻게 보내야 할지 대충 방향이 잡힌다.
특별히 바쁜 일이 없으면 의료 분야의 인터넷 전문지들을 살핀다. 의료전문지들은 의료계가 돌아가는 분위기를 파악하고, 이슈가 되는 것이 무엇인지 가닥을 잡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데일리메디와 메디게이트 뉴스, 청년의사는 즐겨찾기 메뉴에 들어가 있을 정도로 많이 찾는다.
그 가운데서도 ‘데일리메디’는 의학전문기자를 시작하면서부터 알게 된 든든한 정보의 창이다.
데일리메디는 종이신문이 대다수를 차지하던 의료 전문지 시장에서 처음으로 인터넷에 승부를 걸었다. 예상은 적중해 데일리메디는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이젠 기존의 의료 전문지들도 앞 다퉈 인터넷으로 전환하고 있을 정도로 인터넷 매체가 대세이다. 하지만, 데일리메디를 따라 잡기에는 아직 역부족으로 보인다.
인터넷 매체는 속보성이 생명이다. 언제 어디서든 클릭해 최신 정보를 접할 수 있다는 것이 인터넷의 매력이다. 독자들의 욕구를 재빨리 파악해 그것에 대처하는데 있어서도 인터넷이 유리하다.
데일리메디는 시대의 요구와 변화를 정확하게 파악해 대표적인 인터넷 의료 전문지로 성장했다. 기존 신문과 차별화를 한 것도 주효했다. 사실 기존의 의료 전문지들은 의료계의 입장을 대변하는 성격이 강했다.
너무 밀고 끌어주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의료계와 밀착했던 것이 사실이다. 때문에 촌철살인의 날카로운 맛이 떨어졌다. 물에 물 탄 듯, 술에 술 탄 듯, 맹숭맹숭 했던 것이다.
언론의 역할은 비판과 대안 제시이다. 데일리메디는 그동안 의료계의 잘못된 관행이나 정책적 오류 등을 적지 않게 짚어냈다. 데일리메디가 창간 5년 만에 의료계에 영향력 있는 한 언론으로 자리 잡은 데는 이런 변화의 노력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가끔씩 인터넷 의료 전문지를 통해 얻는 정보가 기사화되기도 한다. 아이디어를 얻는 수준에서 그치는 경우도 있고, 상당 부분을 원용하기도 한다. 필자 같은 의학전문기자에게 가장 매력 있는 것은 기획기사이다.
새로운 아젠다를 제시하고 의료정책의 허와 실을 짚어주는 심층 기획기사는 큰 도움이 된다. 당장 기사화시키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좋은 정보는 파일에 보관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기도 한다.
하지만, 이런 기획기사가 그리 많지는 않다. 들인 노력에 비해 돌아오는 피드백이 그리 크지 않은 탓이다.
그렇다고 속보에만 의존하면 인터넷 의료 전문지의 앞날은 그리 밝지 않다. 양질의 기획 기사를 계속 발굴해야 영향력을 키울 수 있다.
신뢰성과 영향력은 세상을 바꾸는 언론의 양날이다.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낚시성 기사(?)도 좀 줄어들었으면 한다. 클릭을 해서 들어가야 하는 인터넷의 속성 상 제목이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소위 낚였다고 생각되는 경우가 많아지면 그 신문에 대한 신뢰도는 바닥으로 곤두박질친다. 인터넷은 접근이 매우 용이한 만큼 잊혀지기도 쉽다. 정확한 사실 전달이 언론의 생명이다.
띄워주는 기사도 자제해야 한다. 걔중에는 의도가 빤히 들여다보이는 기사가 적지 않다. 특정 병원이나 집단을 띄워주려고 포장된 기사 말이다.
물론 의료 전문지로서의 한계를 인정한다. 고기가 물을 떠나 살 수 없듯 의료계가 잘 나가야 의료 전문지도 발전한다. 그러나 이런 방식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다.
마치 한통속인 것처럼 비치면 언론으로서의 아무런 영향력을 기대할 수 없다. 무비판적인 기사는 존재가치가 없다.
의료계를 기반으로 하되 한 발짝 떨어져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 비판적 시선을 제공하는 일, 점차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는 인터넷 의료 전문지들의 역할이다.
[이충헌 KBS 의학전문기자]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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