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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곡필(曲筆)의 과거를 참회합니다"
[ 2007년 09월 03일 22시 10분 ]
데일리메디가 '의료계 첫 인터넷 매체'라는 타이틀을 걸고 뉴스 서비스를 시작한지 어느덧 7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밤·낮 없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로 무작정 앞만 보고 달리다 보니 어느덧 여기까지 왔다. 독자들의 호평과 혹평에 울고 웃기를 반복하는 동안 부지불식간에 데일리메디는 의료계에서 심심찮게 회자되는 언론으로 성장했다. 의료계에서 데일리메디의 등장은 그 시기적으로나 내용적으로 하나의 분수령 같은 것이었다. 공교롭게도 그해 또는 그 이듬해부터 각종 인터넷 매체들이 창간되면서 매체 환경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의료계의 인터넷 언론은 그렇게 움을 틔웠고 성장해왔다. 하지만 데일리메디는 이 과정에서 적잖은 곡필(曲筆)의 오류를 범했다. '관점의 차이'라는 말로 포장하기에는 너무나 부끄러운 기억들이다. 데일리메디는 창간 7주년을 맞아 언론으로서는 치부일 수 있는 곡필의 과거를 참회함으로써 앞으로 더 큰 언론으로 거듭날 각오를 다져본다.

지금 필요한 건 뭐? 스피~~드!

지난해 3월, 기자는 3년 넘게 걸어온 방송기자의 길을 과감히 접고 데일리메디에 입사했다.

입사 초기 밤낮으로 했던 고민은 ‘생소한 보건의료분야를 어떻게 파고들 것인가’였다. 취재의 기반이 될 ‘의료계 동향파악’과 일정 수준의 ‘의료 지식’은 사람 만나고 공부하면서 어느 정도 커버가 됐다.

문제는 스피드. 방송기자 시절 본인은 사건(사안)의 흐름을 읽고 대세를 정리해 결론과 전망을 보도하는 것이 주였다. 주요 단체장의 발언 없이는 보도 자체를 자제했다. 그러나 인터넷 매체는 이런 취재 스타일을 갖고 있던 기자를 괴롭게 했다.

일례로 국회 출입을 할 때였다. 복지위 전체 소위가 열리기 전, 자료 배포가 먼저 이뤄졌다. 기자는 한 장 한 장 자료를 넘기며 법안의 성격과 의원들의 성향, 의문점, 현실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소위가 끝나고 보충 취재를 할 내용을 체크하고 하고 있는데 전화가 울렸다.

“기사 안 올라와? 어떻게 됐어?”

다른 매체는 벌써 기사가 ‘떴는데’ 국회 갔다는 기자가 깜깜 무소식이니 어찌된 일인지를 묻는 동기의 전화였다. 기자는 ‘아차’ 싶었다.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잊고 있었던 것이다.

인터넷 매체는 24시간 사건이 터지는 대로 재빠르게 보도해야 한다. 실시간으로 내용이 업데이트된다. 이 것이 인터넷 매체의 강점이다. 그런데 기자는 예전 취재 스타일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부랴부랴 당시 상황까지를 정리해 기사를 송고했다. 그 때 결심했다. ‘내가 보건의료계 인터넷 매체를 선택한 이상 다른 매체의 어떤 기자보다 스피드 싸움에서 뒤쳐져서는 안된다’고.

상대적으로 시간을 갖고 심층적으로 사안을 취재해 온 기자의 경험은 인터넷 매체의 특성인 속보성과 결합돼 더 큰 경쟁력을 가질 것이라고 스스로 마음을 다잡는다.

전적으로 스피드만을 갖고 훌륭하다고 평가할 수는 없겠지만 독자와 소통하는 방법이 ‘인터넷’이라는 사실을 늘 염두할 생각이다.
(진광길 기자 kk@dailymedi.com)

"기자의 체면 따위는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려"

필자가 기자의 길을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한 장본인이 있으니 그가 바로 피터아네트 기자다.

16세 때 동네 신문사 수습기자로 시작해 이후 종군기자로서 이름을 떨친 그는 AP통신 베트남 특파원 시절인 1966년, 인접국인 라오스의 쿠테타 보도를 위해 여권, 20달러 지폐 한 장 그리고 기사를 이로 물고 메콩강을 헤엄쳐 건넜고, 이 기사를 통해 퓰리처상을 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기자가 피터아네트 기자를 존경하는 이유는 독자들에게 살아 숨 쉬는 기사를 보도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현지취재를 감행했다는 것.

최근 아프가니스탄 한국인 피랍사건과 관련, 국내 언론사들이 해외 유명 언론사들의 현지취재를 그대로 보도하는 경우가 많았다.

피터아네트 기자의 종군기자 시절과 비교해 볼 때 국내 기자들이 반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

물론 내 자신도 부끄럽다. 평소에 두 발로 뛰는 기자가 진정한 기자라고 생각하면서 과연 나는 필드에서 생생한 기사를 보도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의문스럽고 부족함 또한 많이 느낀다.

특종을 잡기 위해 가끔 출입처 및 취재원에게 문전박대를 당할 때 울화가 치밀기도 하지만 기자 초년시절 한 선배의 조언을 생각하면서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훌훌 털어버린다.

그 선배는 "특종을 위해 기자는 때때로 잠복을 일삼는 파파라치도 돼야 하고, 기자의 체면 따위는 쓰레기통에 처박아 버려야 한다"며 "살아 숨 쉬는 기사는 두 발로 뛰는 기자에게서 나온다"고 충고한 적 있다.

그 당시에는 기자가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에 와서야 왜 그 선배가 그런 말을 했는지 이해가 된다. 기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거짓 기자상과 타성에 대한 타파를 그 선배는 지적했던 것이다.

"우리는 누구든 세계를 바꿀 수 있는 마법의 힘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계를 바꾸는 모든 힘은 당신 자신에게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강한 의식을 가지면 우주를 바꾸는 원동력이 됩니다." 에모도 마사루의<물은답을 알고 있다> 中에서.

지금 비록 피곤하고 힘들지라도 내일은 내일의 태양이 떠오른다. 예전에 나의 선배가 그러 했듯이 나또한 힘들어 하는 후배에게 이 말을 전한다.
(김영남 기자 maha@dailymedi.com)

무대포가 능사는 아니었는데

제약 기자로 첫 발을 내딛은지 얼마 안 됐을 때 논문 조작설에 휘말린 한 교수가 국내 제약사 신약들의 임상을 주도했다는 사실을 알고 해당 의약품에 대한 임상시험 조작 의혹을 제기한 적이 있다.

취재원이 얘기를 하면 무엇이든 기사화 될 수 있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던 기자는 곧 해당제약사와 의약품의 실명을 기사에 거론하며 의혹을 제기했었는데 당시 기자와 통화했던 취재원들이 심각한 곤란에 처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당시 기자는 임상시험 조작에 대한 부정적인 멘트가 독자로 하여금 ‘조작이 있을 수도 있다’는 뉘앙스로 비춰질 수도 있다는 부분을 전혀 알지 못한 채 취재원의 말투를 그대로 인용, 본의 아니게 오해를 불러일으켰다.

특히 그때 사안은 해당 제약사에 심각한 영향을 줄 수도 있는데도 조금 더 신중하지 못해 취재원들을 곤란에 빠뜨리게 한 것에 대해 이제 와서 심심한 사과를 드린다
.
이 뿐만이 아니다. 때로는 취재원들과 취재할 때는 같은 편인 척 동조를 하다가도 기사에는 반대 방향으로 논조를 펼치기도 해 몇몇 취재원들에게 배신감을 드렸던 점에 대해서는 기자도 항상 미안한 감정을 갖고 있다.

아직도 초짜 기자 티를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더욱 신중한 기사, 알찬 기사로 독자들에게 다가갈 것을 약속드리지만 더 이상 배신은 하지 않겠다는 약속은 못 드릴 것 같아 미리 양해를 구하고 싶다.
(천승현 기자 sh1000@dailymedi.com)

끝까지 추적하지 못한 아쉬움

모든 취재원들이 기자에게는 감사하다. 그러나 비슷한 또래의 취재원에게는 심정적으로 더 정이 간다고 고백한다. 때문에 기자와 연령대가 가까운 의대생들의 이야기는 언제나 기자의 큰 관심사다.

올 초, 의사 국가시험이 끝난 직후였다. 당시 기자는 이번 국시에서 한 문제 차이로 탈락해 발을 동동 구르는 의대생들이 제법 많다는 내용의 소식을 들었다.

전국의과대학4학년협의회(전4협)는 기자에게 이 안타까운 사연을 전해주며 이들을 구제하기 위해 일부 문항에 대해서 이의제기를 하겠다고 알려왔다. 우여곡절 끝에 이의제기는 이뤄졌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또 이의제기를 진행했던 학생들도 곧 인턴 생활을 시작해야 했다. 결국 흐지부지 결론이 맺어졌고 학생들은 현실적으로 더 이상 이의제기를 계속 할 수 없을 것 같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후 시간이 꽤 흐른 어느 날, 한 의대생의 전화를 받았다. 한 문제 차이로 국시에서 탈락했는데 아직도 자신은 왜 틀렸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이의제기 등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어떻게 결말이 났는지를 물었다.

어떤 이에게는 매우 중요한 문제였을텐데 끝까지 추적해 마무리를 짓지 못했다는 생각에 기자는 미안한 마음까지 들었다.

기자가 그 학생의 답답함을 해결해주는 주체는 아니지만 적어도 맡은 사건을 끝까지 취재했다면 보다 충실한 답변을 해 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이유에서였다.

결국 기사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기자는 내 기사 속 ‘사람’들에게 일부 책임이 있다는 사명을 새삼 깨닫게 된다.
(이근주 기자 gjlee@dailymedi.com)

나비를 꿈꾸는 애벌레

내 모습이 보이지 않아 앞길도 보이지 않아 난 아주작은 애벌레
살이 터져 허물 벗어 한번 두번 다시 나는 상처 많은 번데기
추운겨울이 다가와 힘겨울지도 몰라
봄바람이 불어오면 이제 나의 꿈을 찾아 날아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자유롭게 날거야
노래하며 춤추는 나는 아름다운 나비

윤도현의 ‘나는 나비’ 노래가사다. 처음 들었을 때 지금의 내 모습과 너무 닮아서 기억에 많이 남았다.

이제 두 달이 갓 넘은 데일리메디 ‘수습기자’. 좌충우돌 수습기자생활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 줄도 모르게 넘어가고 있다. 잘하고 싶은 마음과 현실에서 오는 동떨어진 결과는 항상 나를 슬프게 하지만 오뚝이 정신으로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한다. ‘할 수 있다’고 다짐하면서.

다행인 것은 스스로 상처 많은 번데기가 되고 있다는 것. 애벌레에서 조금은 진화된 추악한 번데기가 되고 있다. 감사하다. 더 많은 상처를 내고 더 많이 견뎌내서 나비가 되는 그날을 상상하며 이겨내고 꿋꿋해지리라.

지금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내 ‘기자’ 첫발을 정 많은 데일리메디와 함께여서 감사하게 생각한다. 새내기 때보다 정겨운 술자리와 기자정신을 톡톡히 보여주고 있는 선배들을 묵묵히 따라가겠다고 다짐한다.

데일리메디에 들어와 명함을 받으면서 ‘나는 지금부터‘여자’가 아니라 ‘기자''라고 결심했던 때를 가슴 깊이 새기며 ‘기자’란 호칭에 당당해 질 수 있도록 하루하루 일취월장하는 기자가 되겠다.
(노은지 기자 nej331@dailymedi.com)
데일리메디 webmaster@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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