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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의료계, '중고 의료기' 빌려 쓴다
[ 2007년 09월 10일 02시 56분 ]
중고 의료기기 및 리스 시장이 최근 호황이다. 고령화사회 진입과 함께 웰빙문화 확산 등 의료계 외적 요인과 폐업률 증가, 병원간 과열 경쟁양상 등 내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료서비스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첨단의료기기에 대해 병원 간 경쟁이 치열 양상을 띠며 향후 의료기기 및 리스산업의 동반 호황을 예고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인해 실버시장의 의료서비스 수요가 늘자 의료기기 업체 및 리스사들도 특수를 기대하는 눈치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간한 2007년 1/4분기 건강보험통계지표에 따르면 요양병원의 총진료비는 13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62억원과 비교, 135.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4분기 요양병원이 239개에서 올해는 404개로 69%의 증가율로 요양병원의 총 진료비가 지정기관 수 증가를 넘어서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였다.

리스업체 H사의 한 관계자는 “병이 발생함에 따라 병원에 가는 것이 아니라 예방검진 차원에서 병원을 찾는 노인이 많아졌다”며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는 노인요양병원의 경우 초기 개원부담을 줄이기 위해 의료기기 리스 및 중고의료기기를 선호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최근 어려워진 의료환경에 부담을 느낀 개원의들이 개원시 비용부담을 줄이려는 경향도 시장 형성에 일조하고 있다.

이는 전보다 안정적인 운영이 뒷받침되지 못하는 최근 개원가의 현상을 우려,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따른 것이다.

또 중고 의료기기 및 리스시장의 양적 팽창은 개업보다는 최근 몇 년 새 2배가량 늘어난 폐업률에도 기인한다. 새 것과 동일한 성능의 중고제품들이 연일 쏟아져 나오기 때문이다.

실제로 의원급 의료기관의 수가 지난 7월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개원한 의원보다 폐업 기관수가 많아 전국적으로 7곳이 줄었다. 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월별 요양기관 현황 집계자료가 산출된 2003년 1월 이래 처음 마이너스 개원성장율을 나타낸 것이다.

3월 피부과를 개원한 한 의사는 “개원만 하면 잘 될 것이라는 생각은 이미 버린지 오래됐다”며 “성공을 보장할 수 없는 상황에서 초기 비용을 최대한 줄이기로 결정, 의료기기 등은 중고제품과 리스로 채웠다”고 밝혔다.

지난해 2조7000억원에 달한 의료기기시장이 올해는 3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중 중고 제품의 비중은 절반을 넘어섰다.

중고의료기기 판매전문업체 M사는 “7~8월은 비수기라서 매출이 거의 없는 상태지만 하반기 개원시즌을 대비, 물량확보에 힘을 쏟고 있다”며 “최근에는 중저가 의료기기에 이어 고가의 첨단장비까지도 매물이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대학병원이 고가 첨단의료기기에 자존심을 걸고 도입에 열을 올리고 있는 점이 리스시장 형성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잇따라 도입중인 PET-CT는 20억원 이상, 첨단MRI는 30억원, 초음파진단기는 15억원 상당이다.

거액이 들어가는 이같은 기기의 경우 자금 운용상 대부분 리스로 구입한다. 의료기기 리스 성장율은 지난해 4%에 불과했지만 올해 8%, 내년 7.4%가 예상되는 등 점차 고속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의료기기리스 전문 P캐피탈 관계자는 “타 리스시장에 비해 의료기기 부분의 성장세는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라며 “최근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리스를 통해 고가 의료장비 도입이 많아지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병원컨설팅 전문업체 SU컨설팅의 이호 실장은 “첨단 의료기기제품의 국산화 및 한미 FTA체결에 따른 가격인하 기대에 따라 고가에 팔리던 기기들의 가격이 낮아지고 있는 점이 기기의 도입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트렌드만을 따라가려는 일부 전문 과목들의 과다경쟁도 중고제품 및 의료기기 리스가 증가하는 한 원인”이라며 “최신기기 도입이 전문성이나 경쟁력이 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백성주기자 paeks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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