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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심의 의료사고피해구제법 로드맵은
[ 2007년 09월 13일 08시 10분 ]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에 대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재심의 결정이 내려짐에 따라 법안의 일부 내용 수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특히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태홍 위원장이 10월 12일을 최종 결론일로 제시, 앞으로 한 달동안 의료계와 복지부는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의 본격적인 수정 모드에 돌입할 태세다.

우선 이번 재심의 결정을 이끌어 낸 병원협회는 벌써부터 변호사에 법률자문을 구하는 등 바쁜 행보를 나타내고 있다.

복지부와의 절충점 모색에 앞서 확실한 법적 타당성 입증을 통해 개선안을 마련, 불합리한 조항들의 삭제 또는 수정을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의사협회 역시 병협 등 유관단체들과의 공조체계 강화를 통해 다시금 출발선에 놓인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의 개선에 앞장 선다는 각오다.

복지위 재심의 결정에 따라 한숨을 돌리게 된 의료계는 앞으로 남은 한 달 동안 어떤 방향으로 법안 개정을 시도할지 짚어본다.

논란의 핵, 입증책임

이번 의료사고 피해구제법 개정의 핵심은 바로 ‘입증책임’ 부분.

‘의료분쟁 발생시 모든 입증책임을 의료인에게 전담케 한다’는 내용은 복지위 전체회의에서도 설전이 벌어졌을 만큼 이번 법안의 논란의 핵이다.

의료계는 입증책임을 의료인에게 전적으로 전환하기 보다는 규정을 두지 말고 일반적 입증책임원칙을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입증책임 전환으로 인해 의사들의 방어진료를 조장하고 이에 따른 의료비 상승이 발생, 결국 국민의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것.

또한 민사소송 남용이 예상되고 의료분쟁조정이 실효성 있게 운영되지 못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입증책임을 의료인으로 전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게 의료계의 주장이다.

때문에 의료계는 사활을 걸고 입증책임 전환 문제를 관철시킨다는 복안이다.

병협 김철수 회장은 “입증책임을 의료인에게 전가시킬 경우 적잖은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며 “이 부분을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조건 소송이 능사는 아니다

의료계가 이번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에 우려를 표하는 또 다른 부분이 바로 조정전치주의에 관한 것이다.

조정전치주의는 분쟁에 관해 조정을 먼저 청구하고 조정이 이뤄지지 않은 경우에 비로소 심판을 청구할 수 있다는 원칙을 말한다.

즉 어느 사안을 결정하기 전에 반드시 법원의 조정절차가 있어야 한다는 것. 부부의 이혼시 남편과 아내의 화해를 위한 가정법원의 조정이 이에 속한다.

법안에는 임의적 조정전치주의를 적용, 환자가 소송전 법정 화해를 선택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지만 의료계는 이를 의무화 하기를 요구하고 있다.

조정절차를 임의 절차화 할 경우 소송이 남발돼 본래 입법취지를 살리지 못할 것이란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의사협회 관계자는 "조정전치를 통해 소송에 필요한 인적, 물적 부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절차를 의무화하는 것은 환자와 병원 상호에게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무조건 소송을 제기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화해 절차를 통해 서로 유리한 부분을 이끌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형사처벌, 소명기회 필요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한 의료사고 피해구제법에는 종합보험에 가입된 의사의 업무상과실치상에 대해 반의사 불벌죄를 적용토록 하고 있다.

'반의사불벌죄'는 피해자가 처벌을 바라지 않다는 의사 표시를 하면 처벌할 수 없는 범죄.

즉 의사가 업무상과실치사를 저질렀을 경우 환자가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의사표시를 하게되면 해당 의사를 처벌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의료계는 이에 대해 책임보험에 가입된 경우 반의사불벌을 적용하더라도 종합보험에 들어있다면 공소권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과실로 인한 의료사고가 아닌 한 의료인이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안심하고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바람직한 의료풍토를 조성해야 한다는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병원계 한 인사는 "환자가 의사의 처벌을 원치 않는데도 처벌을 한다는 것은 합리적이지 못하다"며 "이 조항이 적용될 경우 의료인의 소신진료를 기대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진료방해·3자개입 금지 등 보호막 필요

이 외에도 의료계는 이번 법안이 의료분쟁 발생시 의료인을 보호해 주는 장치가 전무하다는 부분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즉 의료기관 난동행위 금지 및 가중처벌과 의료기관 난동행위를 교사 방조하는 자에 대한 벌칙 규정이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

대인적 난동행위는 헌법으로 보장하고 있는 생명권 및 인격권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일 뿐 아니라 의료분쟁의 해결을 어렵게 하는 최대의 장애물이라는게 의료계의 입장이다.

따라서 진료방해 금지의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의료인 대상의 폭력행위에 대한 가중처벌이 명시돼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의료사고에 제3자가 개입, 난동을 부추기고 합의를 지연시키는 등 부작용이 큰 만큼 제3자 개입 금지조항을 명문화 해야한다고 의료계는 주장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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