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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선진국가로 가는 길은 작은 정부"
[ 2007년 09월 17일 22시 02분 ]
일선에서 환자를 마주하고 있는 각계 각층 의사단체들이 오랜만에 한 목소리를 냈다. 한국 의료의 발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율성을 보장하는 정책’이 필요하다는 것.

17일 건강복지공동회의 창립 기념 토론회에 참석한 대한의사협회 윤해영 각과개원의협의회장, 대한병원협회 이송 정책이사, 한국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 의료와 사회포럼 임구일 원장, 이화의대 정상혁 교수(예방의학교실) 등은 한국의료 선진화를 위한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토론회에 앞서 연세대 이규식 교수(보건행정학과)는 2008년 한국 의료에는 새 패러다임이 필요하다며 ▲건강증진과 안전관리의 강화 ▲의료제도 및 건강보험제도의 혁신 ▲취약계층 보호와 새로운 대상자 배려 ▲의료산업 육성 등 4개 추진영역에 대해 발표했다.

특히 이 교수는 정부의 역할이 새롭게 정립돼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그는 “현재 보건의료분야에서 정부는 독점자 역할”이라며 “경쟁이 원활해지도록 규칙을 정하고 이 경쟁이 공정하도록 감시하는 감시자 기능에 초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를 골자로 한 새 패러다임이 의료의 차등화를 초래시키고 건강보험제도를 붕괴시키며 의료의 상업화를 촉진시킨다며 반대가 심할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각각의 비판은 지나치게 편향된 이념이거나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오히려 선진국의 의료정책에 가깝다는 주장.

이에 토론회 참석자들은 공감을 표시했다. 현재와 같은 정부의 지나친 개입과 규제위주 정책으로는 미래의 보건의료 환경에서 뒤쳐지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다.

이어 각 참석자들은 각 직역의 입장을 반영한 세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의협 윤해영 각과개원의협의회장은 “국내 의료기관은 이미 공급 과잉 상태”라면서 “이 상황에서 도시형 보건지소를 확대하는 것은 민간 의료기관과의 경쟁만 가속화시켜 내실있는 공공의료 환경을 갖추는데 역효과만 발생시킬 것”이라고 조언했다.

병협 이송 정책이사는 병원 내 의원급 의료기관 개설, 비전속진료 허용, 영리법인 의료기관 활성화 등을 주장, ‘공정한 자유주의 경쟁 원리’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 정책이사는 “한국의료 선진화는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대전제로 실패한 건강보험 고도화와 신의료기술 활성화라는 수레마퀴가 어긋나지 않도록 그 모델을 제시해 진정한 의료산업 선진화를 구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협회 문경태 부회장 역시 국가 독점적 단일보험체계의 병폐를 지적하며 “시장경제, 경쟁원리를 도입해 공공보험이 민간보험과 병행해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화의대 정상혁 교수는 국가중심주의적 정책을 버리고 작은 정부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하며 구체적인 실천방안으로 대통령 직속 국가보건의료경제위원회(가칭)을 상설화해 추진하는 것을 제안했다.

국가보건의료 의사결정을 위해 대상자 범위, 질병의 범위, 서비스 제공 수준 등을 기준으로 국가 경제수준과 연계해 심층적으로 검토한 후 의사결정을 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지금처럼 대상자를 전국민, 질병은 모든 질병, 서비스 제공수준은 보험급여항목과 공단부담금으로 국가가 개입한 상태에서 결정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추가비용 발생 등 부작용만 커질 것이라는 것.

의료와 사회포럼 임구일 원장도 “30년대 낡은 패러다임을 버리고 획기적인 변환이 필요하다”며 공급자, 보험자, 소비자의 자율적 선택권 확대를 강조했다.

한편, 이 날 창립을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은 “추구하는 방향에 전혀 이견이 없다”고 동의하며 “한나라당은 기필코 보건의료 선진국을 만들겠다는 포부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주수호 의협 회장도 “규제 위주라면 선진화가 될 수 없다”며 “정부의 온갖 탄압으로 의료제도가 뒷걸음치고 있는데 지금 이 시기에 건강복지공동회의 창립은 매우 중요하다”고 의료계가 먼저 선진 의료제도를 위한 로드맵을 제시해주길 기대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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