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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 결정에서 약사 권유로 藥 패턴 변화
[ 2007년 09월 17일 22시 05분 ]
‘국민건강을 담보로 생체실험하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을 즉각 중단하라.' 의협의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반대에도 불구하고 17일(월) 국립의료원은 마침내 실시했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의협 대표자 및 임직원 40여명은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반대 구호를 외치는 집단시위를 펼쳤지만 첫째 날인 17일은 계획대로 잘 진행되는 분위기였다.

기자는 기존 상품명 처방과의 차이점을 살펴보기 위해 속쓰림 등을 이유로 직접 성분명 처방을 받아보기로 결정, 현 상황과 문제점을 짚어봤다.

기자가 진료를 받은 곳은 가정의학과. 해당 전문의는 진료후 처방전을 내리기 전에 환자에게 ‘상품명 또는 성분명’의 처방 선택의 기회를 줬다. 성분명을 잘 알지 못하는 환자에게는 굳이 성분명을 요구할 필요성이 느껴지지 않는 대목이다.

실제로 국립의료원을 찾은 한 환자는 “우리같은 사람들은 의사들 처방을 믿을 뿐 늘 복용했던 약을 처방받기를 원한다”며 “성분명처방이 환자에겐 번거로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기자는 성분명을 요구했고 그 결과 처방 의약품으로는 상품명인 리보트릴정0.5mg(한국로슈), 디세텔정50mg(일양약품)와 성분명인 라니티딘 150mg이 7일간 처방됐다.

전문의는 “성분명처방 시범사업은 20여 성분 32개 품목에 대한 극소수에 불과하기 때문에 의사들이 주장하는 약화사고는 그리 크게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그 품목이 늘어나면 문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현재의 품목 수는 검증됐기 때문에 환자는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품목 수가 증가하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병원 인근 D약국에서 기자는 약사에게서 성분명에 대한 친절한 설명을 들은 후 약사가 제시한 ‘라니티딘’성분의 4개 상품 중 1개를 선택할 기회가 주어졌다.

그러나 성분명에 대한 정보가 없는 환자는 여전히 약사가 제시한 상품명과 회사가 적힌 4개의 목록에서 나에게 가장 적합한 상품을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때문에 효능에 대한 질문을 받은 약사는 “현재 라니티딘 성분의 상품 4개는 국립의료원에서 지금껏 처방해왔던 상품이기 때문에 효능상 차이는 별반 다르지 않다”며 “4개 중 가격이 가장 싼 큐란정이 낫지 않겠냐”고 권유했다.

4개 품목 중 가장 비싼 잔탁은 503원, 가장 싼 큐란정은 307원으로 196원의 약값 차이가 났고 처방대로 7일간 총 약제비는 잔탁의 경우 15790원, 큐란정은 13030원이었다. 즉 2760원의 차이로 본인부담금 차이는 800원으로 나타났다.

기자는 약사의 권유대로 큐란정을 선택, 처방을 결정했다. 즉, 약사의 권유대로 복용할 약을 결정한 셈이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성분명처방 시범사업 첫째 날. ‘약제비 절감, 약의 선택권’ 등을 이유로 사업시행을 강행했던 정부 측의 주장이 예상대로 진행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심사숙고를 거듭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노은지기자 nej3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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