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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S는 '독이 든 성배'인가
[ 2007년 09월 19일 21시 36분 ]
최근 한 국내제약사가 병·의원에 조직적으로 과도한 PMS 비용을 지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PMS를 이용한 불법 리베이트 관행이 또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사실 PMS를 이용한 리베이트 관행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얼마 전 배병준 서울식약청장이 “PMS가 부패의 온상이 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으며 공정위도 제약산업 실사조사 결과 PMS를 이용한 리베이트 관행 사례를 대거 적발한 상태다.
시판 후 부작용을 점검하는 임상시험인 PMS를 합법적인 리베이트로 악용하는 제약사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국민 건강을 지켜주는 약이 탄생되는 신성한 과정인 임상시험에는 어떤 이유로든 부적절한 목적이 개입돼서는 안된다.
특히 재심사 대상이 아닌 제네릭 의약품의 경우 식약청에 보고도 하지 않을 PMS를 많게는 수만건 진행하며 랜딩의 목적으로 이용하는 것은 제약사뿐만 아니라 의사나 환자를 죽이는 행위임에 분명하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의 부적절한 관행으로 인해 PMS 제도 자체의 순수한 목적이 손상되지나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PMS를 통해 제약사는 임상시험 과정 중 드러나지 않았던 부작용을 새롭게 발견함으로써 환자들에게 보다 안전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으며 상당수 제약사들은 같은 제네릭이라도 타 제품과의 차별화를 꾀하기 위해 PMS 제도를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
PMS를 리베이트로 악용하는 관행이 자발적으로 개선되길 바라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때문에 이번 일을 계기로 과감한 제도 개선이 절실하다.
예를 들어 많게는 건당 10만원이 넘는 PMS 비용을 적정 수준으로 낮추도록 규정하거나 필요 이상의 PMS를 진행하지 못하도록 상한건수를 지정함으로써 리베이트 용도로의 악용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또한 PMS 대상이 아니더라도 결과 보고를 의무화하고 데이터도 제약사가 아닌 제3자가 취합함으로써 PMS 남용 및 자료 조작을 방지할 수도 있다.
PMS를 진행하는 의사들 역시 제약사에 대한 우월의식을 버리고 PMS를 신중히 진행해야 한다. 제약사의 랜딩 목적을 뻔히 알면서도 통장에 입금되는 돈에 눈이 멀어 PMS를 진행하는 것은 PMS 제도뿐만 아니라 전체 의사들을 욕먹이는 행위다.
가톨릭교회에서 미사 때 사용되는 성배에 담은 포도주는 사제의 기도에 의해 성화돼 그리스도의 피로 변한다고 해석된다. 임상시험 과정 중 하나인 PMS 역시 국민건강을 수호해줄 약을 탄생시키는 또 다른 성배다.
성배에 독이 담겨 있다면 절대 좋은 약이 탄생할 수가 없다. 좋은 약의 탄생을 위해 제약사, 정부, 의사 모두 성배를 지켜야 할 때다.
천승현기자 sh1000@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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