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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대 여성들 50% "피임은 남성 몫"
[ 2007년 09월 27일 02시 29분 ]
섹스 파트너간 피임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우리나라 젊은 여성 과반수가 ‘피임에 대한 역할 책임이 남성에게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실은 올바른 피임정보를 제공하는 산부인과 전문의 모임인 피임연구회(회장 이임순, www.piim.or.kr)가 ‘세계피임의 날’을 맞아 전국 주요도시 19~34세 여성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한국 여성의 피임에 대한 인식과 행태 조사’에서 확인됐다.

조사에 따르면 20~30대 여성의 44.5%가 ‘피임은 남성이 해야 옳다’고 한 반면, 4.8%만이 ‘피임은 여성이 해야 한다’고 답해, 피임 주체에 있어 남성 의존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즉 ,피임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성관계 후에는 ‘임신진단 시약으로 임신 여부를 확인(62.4%)’하거나, ‘응급피임약(사후피임약)을 복용하겠다(30.7%)’고 답해 원치 않는 임신에 대해 무방비 상태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심 못하는 ‘질외사정’주로 행해

피임 실천율을 살펴보면 성경험 여성의 약 66.2%는 성관계 시 ‘매번, 또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거의 항상’ 피임을 실천하는 것으로 응답했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높은 피임 실천율과는 달리 실천하고 있는 피임법을 살펴보면 상황은 달라진다.

콘돔(27.6%)을 필두로 피임약(7%), 자궁내장치(7%) 외에 질외사정법(10.4%), 자연주기법(10.1%)을 자주 사용하는 피임법으로 꼽았다.

그러나 질외사정법과 자연주기법의 경우 피임실패율이 각각 4~27%, 9~25%로 높아, 피임 전문가들이 올바른 피임으로 추천하지 않는 방법이다.

그럼 각 피임법의 피임효과에 대한 젊은 여성의 인식은 어떠할까? 조사 대상자들은 영구피임법(61.7%) 외에 자궁내장치(12.6%), 콘돔(11.8%), 피임약(9.5%)의 순으로 성공률 높은 피임방법이라 꼽았다.

한편, 질외사정법과 자연주기법의 피임 성공율이 가장 높다고 응답한 사람은 각각 1.2% 및 0.8% 에 그쳐, 이러한 피임법들이 실패율이 높다는 것을 잘 인식하고 있었다.

더욱이 이러한 피임 성공률이 낮은 피임법을 사용하거나 피임을 거의 하지 않는 이유로서, ‘귀찮아서(21%)’, ‘피임법이 몸에 해로울까 봐(19.7%)’, ‘불임 우려 또는 태아에 악영향을 미칠까봐(12.7%)’ 피임을 하지 않는 것으로 응답해 원치 않는 임신의 문제에 우려를 더했다.

정액 먹으면 임신한다?…오답율 30%

O.X 문제를 한번 풀어보자. ‘정액을 먹으면 임신한다?’, ‘정관수술은 남성의 성적능력을 감퇴시킨다?’, ‘성관계 직후 샤워를 하면, 임신을 피할 수 있다?’

총 15문항으로 구성된 피임과 피임방법에 대한 지식을 측정해 본 결과, 평균 정답률이 34%밖에 되지 않아 조사대상 여성들의 지식 수준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정답률이 높았던 ‘정액을 먹으면 임신한다’는 문항조차 오답율이 약 30%이다. 정관수술과 남성의 성적능력 관련성에는 반 수 이상(55.4%)이 ‘감퇴시킨다’라고 오인하고 있으며, ‘성관계 직후 질세정이 피임에 도움이 된다’는 문항에는 61.3%의 여성이 ‘그렇다’고 응답해 피임 지식이 턱없이 낮은 수준으로 조사됐다.

특히 대표적인 여성 피임법이라 할 수 있는 먹는 피임약에 대한 지식 수준은 잘못된 속설을 맹신할 정도. ‘피임약을 장기복용하면 불임된다’, ‘피임약을 장기복용하면 기형아를 출산한다’는 문항 등에 각각 ‘89.4%’, ‘83.6%’가 ‘그렇다’고 잘못 답했다.

여성의 피임 역할에 대한 낮은 인식과 함께 피임법에 대한 잘못된 지식이 여성으로 하여금 스스로 ‘피임의 사각지대’에 놓이게 하는 대목이다.

‘피임 왜 해야 하는가?’등 피임교육 절실

피임 관련 교육 여부를 묻는 질문에 조사 대상자의 52.4%만이 경험이 있다 응답했고, 이 중 대부분(92.7%)이 중고등학생 시절 피임관련 교육을 받은 것으로 답했다.

이들이 경험한 학교 피임 교육의 유용성에 대한 평가는 3.61점(5점 만점)으로, 이는 의료전문가(4.23점), 성교육 기관(4.23점), 심지어 부모(4.14점) 등 他피임 관련 교육주체와 비교할 때 가장 낮았다.

향후 피임 교육을 통해 강조돼야 할 교육의 내용으로는 ‘다양한 피임방법’이나, ‘피임약/기구의 사용법’ 등보다도 오히려, ‘피임의 필요성(63.1%)’을 가장 먼저 꼽아 근본적인 문제해결이 시급함을 시사했다.

피임연구회 이임생 회장은 "국내 가임기 여성의 피임에 대한 인식과 지식, 실천의 현황을 보여주는 이번 조사가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여성이 원하는 시기에 임신을 하고, 원하는 수의 자녀를 출산해 여성의 건강을 스스로 지키기 위해서는 피임에 대한 인식과 지식 수준을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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