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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사고 입증책임, 醫-시민단체 '팽팽'
[ 2007년 10월 02일 04시 32분 ]
의료사고피해구제법의 핵심 쟁점인 입증책임 전환을 두고 의료계와 시민단체의 입장차는 여전했다.

2일 국회 보건복지위 정형근 의원(한나라당)이 주최한 '의료사고피해구제법안! 약인가? 독인가?' 긴급토론회에서 법안을 반대하는 의료계측과 찬성하는 시민단체의 입장은 팽팽했다.

토론회에서 법안 제정을 반대하는 측으로는 대한의사협회 왕상한 법제이사와 서울의대 성명훈 교수, 대한병원협회 정효성 법제이사가 나왔고 법안 찬성 측으로는 경실련 김태현 사회정책국장과 보건환경문제연구소 이인재 소장, 의료소비자시민연대 강태언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토론회가 시작되기에 앞서 정형근 의원은 "이번 토론회는 서로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설득하는 자리"라며 양보와 타협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막상 토론회가 시작되자 양측은 토론 발표 순서에서부터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우선 김태현 국장은 "의료사고법은 단순히 의료분쟁을 해결하는 수많은 방법 중 하나를 더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적 목적을 고려해 실효성을 요구받고 있으며 그 핵심이 입증책임 전환"이라며 입증책임을 의사가 부담해야 된다고 주장했다.

의료행위가 전문적·폐쇄적이기 때문에 환자측이 의료의 전 과정을 정확하게 인식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인재 소장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재산상 피해를 신속·공정하게 구제하고 보건의료인에게 안정적인 진료환경을 조성하고 헌법상 국민에게 주어진 기본권을 실현하는 것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며 입증책임 전환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왕상한 법제이사는 법안을 변호사들을 위한 법안이라며 "만약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의료인들의 선택은 방어·과잉진료나 진료거부, 면허반납 및 폐업 중 하나일 것"이라고 심각성을 전했다.

성명훈 교수 역시 "법안이 환자의 권리를 보호한다고 주장하지만 오히려 의료인이 응급환자나 중증환자 진료를 꺼리게 되고 환자의 진료비 부담 증가를 유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성 교수는 또 "지원자가 격감하고 있는 의료분쟁 다빈도 전공과목인 외과계열이나 산부인과 계열 등의 지원 기피를 부추겨 국가 의료체계마저 흔들고 이 피해는 결국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효성 법제이사는 "입증책임을 의사에게 전가시키고 형사처벌특례, 진료방해 금지 규정 및 필요적 조정을 거치지 않는 법을 만들려면 차라리 의료심사조정위원회를 활성화하는게 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처럼 양측의 입장이 팽팽한 가운데 진행된 토론회는 서로의 입장만 견지한채 절충안을 도출하지 못하고 당초 예상보다 2시간이 넘어서 마무리됐다.

이국재 좌장(전대한변호사협회 인권위원장)은 "의사와 환자간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말로 토론회를 정리했다.

한편, 토론회에 참석한 의사협회 주수호 회장은 "양측의 신뢰가 전제되지 않은 상황에서 법안 통과를 서두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주 회장은 입증책임이 전환될 경우 "모든 의사는 잠재적 의료사고 가해자며 환자의 과실에 의한 의료사고임에도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패소한다"라며 문제의 심각성을 밝혔다.
박진섭기자 phonmuzel@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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