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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석졸업생이 준비하는 '아름다운 노년'
[ 2007년 11월 01일 02시 05분 ]
‘수석 졸업생을 찾아서’는 공부에 도가 튼 그들의 삶을 조망해 보고 싶은 마음에서 출발했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살 것 같다는 호기심이 무리는 아닐 것이다. 학부 시절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그들. 데일리메디는 우리나라 의대의 최고봉 서울대, 연세대, 가톨릭대 의대 수석 졸업생 중에서 현재 대학교수 남, 여 2명과 개원의 1명을 선별했다. 그 주인공은 서울아산병원 김재중 교수(서울대 83년 卒), 영동세브란스병원 정우희 교수(연세대 79년 卒) 그리고 노명복정형외과 노명복 원장(가톨릭대 78년 卒)이다. 그들을 만나봤다.
[편집자주]
정우희 교수(54)는 연세의대 79년 수석졸업생으로 현재 영동세브란스병원 진단병리과 교수이다. 연구, 진료, 교육의 삼박자가 의대교수들의 고유 업이라는 그는 수석 졸업에 대해 “운이 좋았다”며 미소지었다.
50대라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정 교수는 20대 젊은 의대생들과 함께 수업시간 외에도 모임을 만들어 의사소통을 자주 한다.
그는 “학생들과 함께 공통 주제로 이야기하면 젊은 기운도 느껴지고 학생들은 제가 하는 얘기가 도움이 된다고는 하지만 저도 이런 모임을 통해 요즘 아이들 생각도 읽을 수 있고 재미있다”라며 힘차게 말했다. 이어 그는 “그래서 사실은 요즘 환경이 예전과 많이 바꿨다고는 하지만 제가 공부했던 것을 되살려 조언도 많이 해준다”며 뿌듯해 했다.
“열심히 공부한 대가로 수석 졸업이 따라온 것 뿐, 다른 사람과 특별히 다른 것은 없다”고 말한 그는 의대생들끼리 학습능력은 비슷한데 의대 교육 커리큘럼이 자신의 두뇌시스템하고 잘 맞아 떨어져 힘들이지 않고 재미있게 공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런 그에게도 아픔의 시간이 있었다.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온 탓인가. 탄탄대로를 달리던 그의 나이 40대에 그는 이유 없이 아프기만 했다. “부정맥, 공황장애가 나타날 정도로 몸에서 반응을 하더라구요. 장애로 느껴졌고 ‘왜 나에게 이런 시련이 오는 걸까, 이러다 지금까지 이룬 게 다 물거품이 되진 않을까’ 생각하며 힘들어 했다”라고 말한 그의 고백에 기자는 숙연해졌다.
그는 “덕분에 신앙의 깊이가 깊어졌다”며 “저는 스트레스를 받는지 모르게 생활한 거였는데 몸은 이제 쉬어달라고 소리치는 거였더라구요. 그래서 제가 요즘 ‘전인치유’에 관심을 쏟고 있어요”라며 담담히 말했다.
당뇨와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을 보면 병에 걸릴 수밖에 없는 생활습관이 있다는 것. 즉, 사람이 걸린 병만을 보지 말고 그 병에 걸린 사람을 보고 병을 치유해야 한다는 게 전인치유의 요점이다. 정 교수는 “내면 속에서 생명을 치유하는 능력이 다 있는데 생활을 하다보면 그 능력이 억압 된다”며 “하루라도 젊었을 때 이런 사실을 알고 대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자신의 성격과 맞아 임상이 아닌 병리를 선택했다는 그에게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물어봤다. 그는 “사실 저는 수석 졸업생으로 열심히 살았지만 의사로서 연구실적 등 학업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더 욕심 없고 지금 제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분야에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것은 아름다운 노년을 준비하는 것. 지미카터를 존경하는 그는 “제 나이가 있으니까 이제 노년에 대해 생각이 많다”라며 “제가 좋아하는 지미카터는 39대 대통령으로서는 좋은 평가는 받지 못했지만 임기 후 노년의 삶이 너무 아름다웠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미카터의 책에서 ‘자기가 대통령이었던 것은 지금이 있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는데 저도 의사로서 지금껏 살아왔고 의학적 지식을 가지고 아름다운 노년을 맞이하기 위해 준비할 것이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눈을 빛내며 말한 그가 아름다워 보였다.
[위 기사는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3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노은지기자 nej@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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