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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과가 처한 현실, 정말 참담하다"
[ 2007년 10월 31일 21시 45분 ]
낮은 의료수가와 전공의 지원율 감소, 심한 의료편중현상 등 최대 위기에 봉착해 있는 외과가 난국 타개를 위한 몸부림을 시작했다. 작금의 위기상황이 지속될 경우 외과 붕괴는 시간문제라는 인식이 외과 교수들을 움직이며 학회 차원에서 '외과 구하기'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선 것. 창립 60주년을 맞는 대한외과학회는 오는 7일 '위기의 외과 구하기'라는 주제로 정책 심포지엄을 개최하고 외과가 처한 현실을 심도 있게 논의하는 한편 정부와 해결책을 모색할 예정이다. 한때 '의술의 꽃'으로 군림하며 의학계를 이끌었던 외과가 목전에 놓인 비극적 결말에서 탈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대한외과학회 윤여규 이사장을 만나 그 가능성을 타진해 봤다.[편집자주]

위기의 외과, 참담할 뿐이다

윤여규 이사장은 현재 외과의 상황을 '참담하다'란 단어로 진단했다. 생명 전선의 최전방을 사수한다는 자부심으로 여기까지 왔지만 요즘 그의 심정은 갈퀴질 당한 듯 쓰리고 아프기만 하다고.

윤 이사장은 '전공의 지원률 감소'가 외과가 처한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외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의대생들이 외가 지원을 기피하면서 전공의 수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고 이에 따른 질적 저하가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

실제 최근 5년간 외과 전공의 정원 확보율은 80%에 간신히 턱걸이 하고 있는 상황. 이 마저도 중도에 수련을 포기하거나 전과를 하는 학생이 늘면서 충원률은 60% 수준으로 알려졌다.

윤여규 이사장은 "전공의 지원률 감소는 외과 의사의 질적 저하를 초래하고 이는 결국 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어설픈 외과 의사를 만드느니 오히려 없는게 낫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외과 전체의 수준 저하는 물론 의료계에 대한 불신으로까지 확산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추락하는 외과, 관망하는 정부

상황이 이렇지만 누구 하나 똑 부러지게 당면한 위기의 근원을 진단하거나 탈출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윤여규 이사장은 외과의 추락 원인을 저수가 정책으로 일관한 정부의 탓으로 돌렸다.

수 십년간 지속된 정부의 저수가 정책은 결국 외과 수술에 대한 평가절하로 이어졌고 현재 의대생은 물론 병원에서 조차 천대를 받는 신세로 전락됐다는 것.

그는 "외과 수술을 하면 할수록 적자를 보는 현 수가체제로 인해 외과 의사들은 병원에서도 애물단지 취급을 받고 있다"며 "뭔가 잘못 되도 크게 잘못 됐다"고 성토했다.

때문에 이제는 위기의 외과를 구하기 위해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내려야 하고 대대적인 수가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윤 이사장은 주장했다.

윤여규 이사장은 "정부가 조금의 의지라도 있었더라면 여기까지 오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외과 만큼은 정책적으로 근본적인 해결책을 제시해 줘야 한다"고 피력했다.

생필사(生必死) 사필생(死必生)의 각오로...

대한외과학회는 이번 정책 심포지엄을 계기로 위기의 외과 구하기에 사활을 걸겠다는 각오다.

이를 위해 학회 차원의 정책 선언문을 발표하는 한편 별도의 정책위원회를 구성, 다각도에서 난국 타개를 위한 해결책을 찾는다는 방침이다.

윤여규 이사장은 "이제 더 이상 현실을 개탄하며 한 숨만 쉬고 있을 수 없다"며 "학회 차원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 이사장은 난국 타개의 최우선 과제로 외과 인턴제도 폐지를 꼽았다. 인턴을 없애고 레지던트를 증원해 임상경험을 더 쌓게해주는 서브인턴제도를 도입해야 한다는게 그의 견해다.

또한 생사의 기로에서 촌각을 다투는 외과의 특수성을 인정, 법적 보호장치를 마련하는 것 역시 학회가 추진해야 할 중요한 과제라고.

윤여규 이사장은 "제한된 시간에 결정해야 할 사안이 많은 외과 업무를 틀에 박힌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외과의사의 결정을 존중해 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뿐만 아니라 국내 외과 술기가 선진국 수준에 도달해 있는 만큼 적극적인 육성정책을 통해 해외에 역수출하는 방안도 심도 있게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외과가 죽으면 한국의료의 근간이 흔들릴 것"이라며 "맹장수술을 받기 위해 해외로 나가는 상황이 벌어지기 전에 외과 살리기에 정부와 의료계가 동참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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