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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첩]리베이트는 있는데 반성은…
[ 2007년 11월 02일 22시 15분 ]
공정거래위원회의 1년 넘는 끈질긴 조사 끝에 그동안 설로만 나돌았던 제약사와 의료기관 사이의 불법 리베이트 실태가 낱낱이 공개됐다.
관전 포인트는 크게 두가지로 볼 수 있다. 무작위로 선정된 10곳 제약사 모두가 불공정 행위를 하고 있었다는 것이 첫 번째요, 제약사가 의료기관(의사)의 공적·사적인 행사 거의 전부를 지원하고 있다는 것이 두 번째다.
공정위 발표를 보면 제약사는 의사들이 자사 제품을 많이 처방 해주면 현금이나 상품권으로 보답했고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TV나 의료기기 등 각종 물품을 제공하는가 하면 병원 이전이나 리모델링 비용을 대신 지급했다.
여기에 세미나 등 각종 병원 행사비를 지원해주는 것도 모자라 의사, 또는 그 가족들의 여행이나 회식, 공연 등 문화행사 비용까지 책임졌다.
국민 건강을 위해 만들어진 약을 두고 제약사는 일종의 뇌물을 건넨 것이고 의사들은 자신들의 권한(처방권)을 이용해 이를 받아먹은 꼴이다.
이 같은 뒷거래로 새 나가는 비용은 국내 제약사 매출액의 20%인 2조 1800억원으로 추정된다. 제약사와 의사들 간 벌어진 일이지만 이 돈은 고스란히 약값에 적용돼 결국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온다는데 문제가 있다.
이런 점을 반영하듯 공정위는 10개 제약사에 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고 사상 최초로 이들을 검찰에 고발하는 강도 높은 철퇴를 내렸다.
과제는 이런 조치로 과연 제약사와 의료계 사이의 리베이트 관행 고리가 끊어질 것 인가다. 현재로서는 안타깝게도 부정적인 시각이 팽배하다.
이는 리베이트를 주고받은 사실은 있는데 반성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적발된 제약사 10곳 중 누구도 대국민 사과문 하나 발표한 곳이 없다. 의사사회도 “아직 공식 입장을 정하지 못했다”고 나오는 등 자성의 목소리를 내지 않고 있다.
양측 모두 “다른 업종은 왜 가만히 두고 우리만 난리냐”며 억울함을 호소하고 있다. 국민들은 되묻는다. “국민건강권의 상징인 약을 장사하듯 뒷거래를 하고도 할 말이 있냐”고 반문할 수 있다.
이번 공정위 발표에 제약사나 의료기관이 항변을 하고는 싶을 것이다. 하지만 실체가 드러난 불법을 자행하고도 변명을 한다면 국민 신뢰는 더욱 추락할 것이다.
잘못을 인정하고 개선을 약속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 그래야만 본인들이 말하는 “색안경을 끼고 쳐다보지 말라”는 주장도 서서히 진심으로 어필될 것이다.
죄를 지은 자들의 자성이 없으면 개선은 꿈도 꿀 수 없다. 부디 조만간 제약사와 의사사회가 “국민 앞에 사과하고 반성합니다. 다시는 이런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습니다”라는 현수막을 내 걸길 기대해 본다.
진광길기자 k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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