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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정신과, 획기적 전환점 필요"
[ 2007년 11월 04일 21시 59분 ]
국내 서양의학의 도입과 함께 국민들의 정신건강을 지켜온 정신과가 최근 잇단 악재가 겹치며 심상찮은 상황을 맞고 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정신보건법 개정안을 비롯해 무분별한 약물 남용을 고발한 보도 등, 정신과는 말 그대로 '수난시대'를 겪고 있다. 산적한 현안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편견과 비현실적 정책으로 인해 좀처럼 난국을 타개할 비법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정신과. 과연 위기의 정신과는 어떻게 작금의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할지, 대한신경정신의학회 조수철 이사장에게 들어봤다.[편집자주]

탁상공론이 정신과 위기로 몰고 있다

정신과의 최대 현안은 국회에 계류 중인 정신보건법 개정안. 현재 국회에는 김춘진, 안명옥, 박찬숙, 정형근, 정부가 제출한 정신보건법 개정안이 제출돼 있다.

이들 개정안의 내용은 정신과 환자들의 인권 강화를 위해 입원 절차를 강화하는 것이 핵심이다.

박찬숙 의원 안은 정신과전문의의 입원진단은 국공립의료기관에 근무하는 정신과 전문의가 3인이 하도록 했으며, 안명옥 의원 안은 입원시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정신과 의사들은 이 같은 법안이 현장의 목소리를 담지 않은 탁상공론에 불과하며 오히려 입원해 치료받아야 할 환자의 인권을 방치하는 처사라고 반발하고 있다.

조수철 이사장은 "탁상공론 같은 법안이 정신과를 위기로 몰아가고 있다"며 "현실적으로 2인의 동의를 받는 것은 환자의 입원권리를 박탈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신경정신의학회는 현재 정신보건법 개정안을 제출한 각 국회의원들에게 학회 차원의 의견을 전달하는 등 개정안 통과 저지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풀리지 않는 딜레마, 명칭 변경

정신과가 처한 또 하나의 현안은 바로 명칭 변경.

정신과 진료기록이 있으면 보험 가입이 제한되거나 정신과 치료를 받는 아이에 대한 왕따나 낙인찍기 등의 문제도 치료를 기피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 돼 왔다.

때문에 학회는 이미 수년 전부터 명칭에 대하 거부감이 해소되지 않는 '정신과'의 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지만 관련 진료과와의 마찰로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다.

현재 정신과와 신경과가 분리되기 전인 '신경정신과'로의 명칭 변경이 학회 내부적으로 가장 힘을 얻고 있지만 신경과와의 조율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조 이사장은 아쉬워했다.

조수철 이사장은 "외국에 비해 우리나라는 정신질환과 관련된 용어에 대한 편견이 심해 병원으로 오지 않고 서성이는 사람들이 많다"며 "환자들이 부담없이 병원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명칭변경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정신과 개원가의 개명 역시 학회 차원에서는 껄끄런 문제다.

정신과개원의협의회는 최근 타과 개원의협과 마찬가지로 '개원의' 대신 '의사회'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정신과의사회'로의 개명을 추진중이다.

하지만 학회는 이 같은 개원가의 개명 추진이 학회와의 혼동을 유발시킬 수 있다며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조수철 이사장은 "명칭변경은 결코 개원가의 경쟁력 보완책이 될 수 없다"며 "앞으로 정기적인 모임을 만들어 논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힘들지만 포기하지 않겠다

정신보건법 개정안이나 명칭 변경 외에도 세부전문의, 타과 진료영역 침범 등 정신과가 해결해야 할 현안은 산적해 있다.

취임과 함께 난국과 맞닥뜨린 조 이사장은 "각종 현안을 헤쳐나가는 과정이 결코 녹록치 않겠지만 임기 동안 최선을 다해 풀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정신과는 그동안 사회적으로나 의료계 내부적으로도 소외를 받아온게 사실"이라며 "이제는 획기적인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화위복(轉禍爲福)이라는 말과 같이 작금의 위기 상황을 정신과 도약의 기회를 살리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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