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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병원 장례식장 운명은?
[ 2007년 11월 21일 03시 13분 ]
전국 수 백개에 달하는 병원 장례식장이 그 규모를 축소하거나 아예 폐쇄해야 할지 모른다는 소식에 병원계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지난 2005년 '주거지역내 장례식장은 불법'이라는 대법원 판결 이후 집단 송사에 휘말리며 고된 홍역을 치렀던 병원 장례식장이 이번엔 단순 행정처분이 아닌 존폐의 위기에 직면한 것. 일부 대형병원 장례식장의 경우 연간 매출이 60억원을 넘을 정도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상황에서 전해진 건교부의 방침에 병원들은 공황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병원계는 장례문화의 대혼란을 초래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건교부는 강경함으로 일관하고 있어 상황은 결코 녹록찮아 보인다.
[편집자주]
사면초가(四面楚歌), 병원 장례식장
대법원 판결 이후 복지부와 협의를 진행해온 건교부가 최근 최종입장을 밝히고 입법예고 수순밟기에 들어갔다.
병원 장례식장들이 국내 장례업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점을 감안, 병원계는 집단 송사 과정에서도 현실적인 대안이 나올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건교부의 최종입장은 이러한 병원계의 기대를 단 숨에 무너뜨렸다.
18일 데일리메디가 건설교통부 측에 확인한 바에 따르면 건교부는 대법원 판결로 인해 위법 처지에 놓인 병원 장례식장들의 구제를 위해 면적을 제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종합병원의 경우 규모와 관계없이 △장례식장 바닥 면적이 1종 주거지역은 1500㎡(약 450평) 이내 △2,3종 주거지역은 3000㎡(약 900평) 이내 범위에서만 허용할 방침이다.
하지만 서울대, 서울아산, 세브란스, 강남성모병원 등 현재 운영 중인 대부분의 종합병원 장례식장들이 이 범위를 초과, 사실상 구제로 보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건교부 방침대로 개정안이 마련될 경우 대부분의 종합병원들은 기존 장례식장의 철거나 축소가 불가피 한 상황이다.
이 마저도 종합병원과 요양병원에 한 해 적용받을 수 있다. 때문에 건교부의 선별 구제 대상에서 완전 제외된 병원급 의료기관들은 장례식장을 폐쇄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현재 주거지역에서 장례식장을 운영하고 있는 병원은 272개소로, 종합병원 166개소, 병원 93개소, 요양병원 13개소로 파악되고 있다.
하지만 병원급에서는 영안실을 장례식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곳이 많아 문을 닫아야 하는 의료기관 수는 더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병원 장례식장 논란의 단초는?
병원 장례식장 논란은 사설 장례식장의 태생과 궤를 같이한다.
사설 장례식장이 지난 90년대 말 이후 급격히 증가하면서 영역확보를 위한 기존 병원 장례식장과의 충돌이 불가피하게 된 것.
이들 사설 장례식장들은 절대적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병원 장례식장에 대해 불만을 갖다가 급기야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패소와 승소를 거듭하다가 결국 지난 2005년 9월 대법원이 일반주거지역에 설치된 병원 장례식장은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리면서 일대 전환점을 맞았다.
대법원 판결이 나온 직후 병원 장례식장 운영에 불만을 품은 특정 전문장례업자가 전국 103개 병원을 장례식장 불법운영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며 병원계는 대규모 송사에 휘말렸다.
그 결과 병원들은 벌금, 기소유예 처분을 받으며 장례식장의 파행 운영을 예고했다.
이 무렵 한국전문장례식장협회는 '국민과 정부에 드리는 호소문'을 통해 "병원의 장례식장 운영은 의료시스템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증가시키게 되는 개연성이 있다"고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이들은 "병원에서 사체처리와 환자치료를 함께 서비스해서 돈을 벌겠다는 비윤리적이며 비도덕적 행위"라고 병원의 도덕성까지 들먹이며 주무부처인 건교부를 압박했다.
병원 장례식장의 운명은?
대법원 판결 이후 주무부처인 건교부는 복지부와 함께 병원 장례식장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논의를 진행했다.
복지부는 이 과정에서 모든 병원 장례식장이 불법으로 몰려 축소 또는 폐쇄가 불가피해질 경우 발생할 문제를 피력하며 현실적인 구제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건교부에 전했다.
복지부가 제시한 안으로는 의료기관 부속시설에 장례식장을 포함토록 의료법 시행규칙을 개정하거나 병원 규모에 맞는 면적제한 등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1종 주거지역은 1500㎡(약 450평) 이내 2, 3종 주거지역은 3000㎡(약 900평) 이내 범위로 면적을 제한한다는 건교부 방침이 알려지면서 병원계는 패닉상태에 빠졌다.
건교부는 이번 주중으로 관계부처와의 협의를 마무리 짓고 이르면 11월 중으로 입법예고에 들어간다는 입장이다.
결국 건교부의 방침대로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병원 장례식장은 축소 또는 폐쇄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병원계는 입법예고 전까지 어떻게든 건교부를 설득, 기존 시설에 대해서는 예외조항을 둬야한다는 입장을 관철시킨다는 입장이다.
뿐만 아니라 장례식장 운영 자체를 할 수 없게 되는 중소병원들의 경우 새로운 구제방안을 마련해 줄 것을 요구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건교부가 지난 2년여 동안 법에 입각한 개정안 마련을 고수하고 있어 상황은 결코 녹록치 않아 보인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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