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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 안정적" 재활·정신·가정의학 뜨네
[ 2007년 12월 05일 21시 59분 ]
‘이미 예견했던 일’이라고 하지만, 외과와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 ‘비인기과’의 지원율은 올해에도 밑바닥이었다. 지난해보다 과별 양극화가 더욱 심화됐다. ‘공식’처럼 돼버린 외과와 흉부외과 등의 미달 사태. 반면 ‘뜨는 과’도 확실해졌다. 뿐만 아니라 서울·수도권과 지방에 위치한 병원들의 명암도 분명하게 갈렸다. 그러나 이들의 목소리는 하나로 모아진다.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된다”는 요구다.[편집자주]

“부모님이 적극 추천해서, 안정적일 것이라 생각해서, 졸업 후 개원할 예정이어서….” 재활의학과, 정신과, 가정의학과 등이 확실히 떴다.

2008년도 전공의(레지던트) 모집 결과가 발표되자 ‘뜨는 과’와 ‘지는 과’의 희비는 더욱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재활의학과, 정신과, 가정의학과, 영상의학과 등은 십수년 전 비인기과라는 꼬리표를 떼고 인기과 대열에 속속 합류하고 있는 모양새다. 올해에도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등이 소위 ‘블랙리스트’로 정원을 채우지 못해 몸살을 앓고 있는 것에 비하면 대조적이다.

2008년 전공의 모집 현황에 따르면 정신과는 141명 정원에 246명이 지원해 1.7:1의 경쟁률을, 재활의학과는 109명 정원에 158명이 지원해 1.5:1, 영상의학과는 138명 정원에 186명이 지원해 1.3: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특히 가톨릭의료원의 경우, 외과·흉부외과·산부인과·마취과 등 총7개 과에서 미달 ‘행진’이 이어졌음에도 정신과에는 11명 정원에 무려 33명이, 재활의학과에는 9명 정원에 27명이 몰려들어 3:1의 경쟁률을 기록, 그 열기가 뜨겁다.

6일 대한재활의학회 수련교육위원회 이원일 교수는 “최근 들어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이 대거 지원해 학회 입장에서도, 병원 입장에서도 환영하고 있다”고 운을 떼며 “재활의학과의 지원율이 상승 곡선을 타고 있어 뿌듯하다”고 소회를 밝혔다.

그는 “중소병원과 개원가를 중심으로 요양병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장기요양보험제도가 시행되면 재활의학과 전문의 수요 역시 늘어날 것”이라면서 “전공의들이 이러한 흐름을 감지한 것이 요인이라면 요인”이라고 말했다.

무엇보다 안정적인 수입에 응급 상황도 없고, 환자로부터 비교적 의료소송을 당할 염려도 없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가정의학과는 이미 인기과로 자리 매김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대한가정의학회 신호철 이사장은 “다른 과 전문의와는 다르게 어느 한정된 계층이나 분야만을 취급하는 것이 아니라 흔한 질병을 다루는 전문의이므로 더욱 광범위한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곧 가정의학과 전문의 10명 중 7명은 개원의로 나서는 현실과도 무관하지 않다.

강형윤 가정의학과 강형윤 원장은 “과거에 비하면 의료 환경은 급변했으며 안정적인 수입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면서 “자기 만족도에 따라 과를 선택하는 사람도 많지만 투자 대비 수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영상의학과도 2002년엔 전공의 지원율이 0.39:1에 불과했지만 2004년을 기점으로 2005년 1.22:1에서 2006년에는 1.28:1까지 올라섰다.

가톨릭의대 강남성모병원 영상의학과 한 교수는 “과거 수년간 전공의 확보에 매우 어려움을 겪었지만 지난해부터는 우수한 인재들의 지원이 늘어 다시 정상으로 회복됐다”고 설명했다.

“영상의학과 역시 잠 못자고 멱살 잡히고 개원해서 잘못하면 몇억 씩 물어야 하는 일은 흔치 않으며 최첨단 영상기기의 보급이 확대되면서 영상의학과 전문의의 수요는 더욱 늘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전언이다.

이들 학회는 사실 대한의학회 가운데서도 비교적 후발 주자에 속하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르다. 여기에 ‘재활’, ‘방사선’ 등 용어가 주는 부정적 이미지까지 사실상 빛을 보지 못하면서 전공의들에게 오랫동안 외면을 받아왔던 것.

때문에 “급부상한 이들 과의 미래를 마냥 장밋빛으로 그려내기에는 아직 우리나라 현 보험 체계 하에서 현실적 한계가 너무 많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물론 당분간 이들 과 전문의 수요는 이변이 없는 한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지만 맹목적인 기대는 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대한재활의학회 고영진 이사장은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정신과 등의 비약적인 발전도 중요하지만 생명을 다루는 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과가 바닥을 치고 활기를 찾아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고영진 이사장은 “정부가 국공립병원의 지원이 저조한 과에 대해 제공하는 수련보조금을 모든 과와 모든 병원으로 확대하는 등 수련환경 개선을 위한 다양한 방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정숙경기자 jsk6931@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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