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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법률은 의료인을 봉으로 본다"
[ 2007년 12월 09일 11시 41분 ]
대한의사협회(회장 주수호) 왕상한 법제이사
[사진]
가 “현행 법률은 의료인을 봉으로 보고 있다”며 의료법, 수가계약제 등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나섰다.
왕 법제이사는 9일 용산구민회관에서 열린 전국 의사 대표자 대회에서 ‘동등계약에 관한 법률적 고찰’을 주제로 강연, “법적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현실에 무감각해지거나 포기해버려선 안 된다”며 의사들 스스로 권리 확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왕 법제이사는 ‘(현행 법률상) 의료인은 봉이다’라고 다소 자극적인 문구를 사용하며 그 첫째 이유로 “의료인은 진료를 거부할 수 없고 집단행동도 할 수 없다”고 의료법 제15조와 제59조를 제시했다. 헌법 제21조가 보장하고 있는 결사의 자유를 의료인은 가질 수 없다는 말이다.
두 번째로, 왕 법제이사는 국민건강보험법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지적했다. 이 법으로 모든 의료기관은 무조건 요양기관이 돼야 하기 때문에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선택권은 박탈당하고 건강보험제도를 거부할 수 없다는 문제제기다.
그는 “의사는 ‘최선의 진료’를 해야 한다고 법으로 명시해놓고 있는데, 환자의 간절한 부탁에 응해 처방을 하고 이를 임의비급여로 처리하면 정부에서는 환자에게 환불 명령과 함께 의료기관에 과태료를 부과한다”며 권리는 박탈하고 규제는 강화하는 현행 법이 “의사를 봉으로 보고 있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마지막으로 왕 법제이사는 수가계약제 역시 의사의 권리를 파괴하는 법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요양급여비용의 산정 제1항에 따르면 계약당사자는 공단이사장과 의약계 대표자로 정해져 있다”며 “그런데 수가 협상 시 각 요양기관은 의약계 대표자에게 계약의 당사자로서 지위를 위임한 바가 없다”고 법률상 문제를 지적했다.
왕 법제이사는 “수가계약의 당사자라는 권한이 있다고 생각조차 해보지 못한 의사들이 많다”며 “자신의 권리에 대해 의약계 대표자에게 지위를 위임한 적이 없는데, 수가계약이 이뤄지고 또 계약 결과에 대한 추인 과정도 없다”고 비판했다.
또 계약이 결렬되면 정부에 의해 수가가 고시되는데, 의료인은 이를 거부할 권리가 없는 것도 ‘협상’의 기본 정신에서 완전히 벗어난 것이라고 왕 법제이사는 지적했다.
그는 “노조가 협상을 한다면, 그 때 협상이란 무엇이냐”라면서 “협상이 결렬되면 파업도 할 수 있어야 하고 결렬에 대한 책임은 의료인뿐 아니라 또 다른 당사자인 정부에게도 있는 만큼 공단도 불이익을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무조건 정부의 뜻대로 따라가는 것이 어떻게 '계약‘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제시했다.
왕 법제이사는 의사들은 변호사나 회계나 등 타 전문직과 비교해 평등한 대우를 받을 권리(헌법 제11조 평등권)를 보장받고 있지 못하며 선택한 직업을 통해 사회경제적 생활관계를 형성할 수 있는 자유(헌법 제15조 직업의 자유)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등을 강조하며, “의료 행위를 규격화, 평준화하고 저가의 보험수가로 단시간에 많은 환자를 진료하도록 하는 국민건강보험법은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인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왕 법제이사는 차기 정부는 동등 계약을 실현시켜 주기를 기대하며 “의료인들도 자신의 정당한 권리를 보장받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협회를 중심으로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한편, 의협 좌훈정 보험이사는 왕 법제이사 강연 뒤에 ‘동등 계약 실천 로드맵’을 발표, 매번 강제적인 의결 구조 속에서 낮은 수가를 책정할 수 밖에 없는 현재의 방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협회가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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