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헛바퀴 의료비 연말정산…국민만 불편
[ 2007년 12월 26일 02시 58분 ]
의료비 연말정산 간소화 방안이 정부와 의료계 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채 추진되면서 애꿎은 국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다.

당초 정부는 국세청 홈페이지를 통해 의료비 연말정산 관련 자료를 일괄 수집, 근로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의료계의 반발로 일선 의료기관이 참여 않으면서 제도가 헛바퀴를 돌고 이에 따라 국민들이 곤혹을 치르고 있는 것.

더구나 의료기관이 참여를 고사해도 현재로서는 법적으로 처벌도 불가능해 이 같은 불편은 더욱 고조될 전망이다.

근로자 A씨는 "올해 병원비가 700만원에 가깝지만 국세청 간소화 서비스에 기록된 액수는 고작 5만600원이었다”며 국세청 말만 믿고 있다가 낭패를 보게 됐다고 민원을 제기했다.

B씨도 “카드, 보험 등은 모든 자료가 정확한데 반해 의료비는 70%도 올려지지 않았다"며 같은 맥락의 하소연을 했다. 결국 둘은 결국 뒤늦게 자신들이 진료를 받았던 의료기관을 직접 찾아 영수증을 따로 챙겨야만 했고 토로했다.

국세청 홈페이지를 뒤진 뒤 병원 따라 찾는 이같은 이중 수고는 의료기관의 참여를 강제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정부가 원만한 합의를 이끌지 못한 상황에서 강행했기 때문이다.

의협 관계자는 "환자 개인 정보 유출 가능성에 대한 안전 장치 마련을 요구했지만 이행되지 않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제도에 따르지 않기로 방침을 전했다"고 밝혔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국세청이 대책 아닌 대책을 내놨다.

국세청은 ▲간소화서비스상 의료비 지급액이 큰 차이가 없다면 의료비 지급명세서에 간단히 기재하면 된다고 하면서도 ▲만약 두 금액 간 차이가 심하면 간소화 서비스에서 빠진 금액에 해당하는 의료비 영수증을 따로 구해서 첨부하라고 했다.

결국, 자신들이 안내한 의료비 연말정산 간소화 방안이 제대로 운영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해결은 국민들에게 떠 넘기는 셈이다.

송파구 L씨는 "아예 제도를 도입하지 말던지 이런 정책이 어디 있냐"면서 "국민을 시험 대상으로 삼는 행태에 한 숨만 나온다"고 불편한 심기를 털어놨다.

광진구 K씨도 "시행하면 무조건 따라올 것이라는 정부 발상이 한심스럽다"면서 "병원들이 안 하겠다고 했으면 부작용을 사전에 감지했을 것인데 이를 해결하지 않고 제도를 도입한 것은 무슨 태도냐"고 했다.

의료기관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종로구 B씨는 "자료가 한 곳에 있으면 우리는 편하다"면서 "결국 탈세를 목적으로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것 아니냐"면서 의심의 눈초리를 보냈다.

도봉구 N씨도 "정책은 국민 전체를 위하는 것이 맞다"면서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다고 거부하기 보다는 제도를 수용하면서 주장할 것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강조했다.

한편, 이와 관련 국세청은 자료제출을 하지 않은 의료기관은 별도 관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으며 의협은 집단 행동 등을 언급하면서 대항하고 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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