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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단·심평원에 칼자루 쥐어주는 격"
[ 2007년 12월 26일 22시 00분 ]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 논란이 연일 인터넷 게시판을 달구고 있는 가운데 병원계 역시 당연지정제 폐지에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당연지정제 폐지 논란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의 공약을 토대로 의약산업을 분석한 한 증권사의 연구보고서에서 비롯됐다.

미래에셋증권이 제출한 이 보고서에는 "이명박 당선자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폐지에 대해 찬성입장을 보임에 따라 국내 의료체계를 비롯한 보험제도가 일대 전환기에 돌입할 가능성이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소식이 각종 언론을 통해 전해지면서 네티즌 사이에 '돈 없는 환자는 방치되고 병원의 배를 불리게 될 것'이라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당연지정제가 폐지되면 민영보험이 적용되는 고급병원과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병원으로 의료공급이 양극화되고 환자들은 건보 적용을 받을 수 있는 의료기관을 찾아다녀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하고 있다.

특히 의료기관은 수익확대를 위해 진료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건강보험 미적용환자의 진료를 꺼리게 되고 이와 함께 건강보험제도를 이탈하는 의료기관이 늘어나 건강보험 재정악화가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네티즌의 주장대로 당연지정제 폐지를 찬성해야 하는 병원계는 이번 논란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자칫 무작정 당연지정제를 폐지할 경우 일반인은 물론 일선 병원들도 직격탄을 맞을 수 있기 때문.

만약 의무가입제를 유지한 상태에서 당연지정제만 폐지하게 되면 건강보험제도권 잔존 여부에 따라 병원들의 명암이 달라질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즉 공단과 심평원에게 '요양기관 지정권'이라는 절대 권력을 쥐어주게 되고 병원들은 건강보험제도권 잔류를 위해 이전투구를 해야 할 상황에 처할 것이란게 병원계의 견해다.

때문에 병원계는 당연지정제 폐지는 이러한 위험요소를 차단할 수 있는 방책을 마련한 후에 이뤄져야 한다는 '조건부 찬성'을 주장하고 있다.

병원계 한 인사는 "아무런 대안도 없이 당연지정제를 폐지한다면 공단과 심평원에게 칼자루를 쥐어주게 될 것"이라며 "의무가입제 폐지 등 당연지정제 폐지 여파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대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는 대한민국의 모든 의료기관이 국민건강보험제도의 적용을 받도록하는 의무적인 제도이다.

그동안 의료계는 당연지정제가 의료기관을 개업하는 의사는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무조건 겅강보험 요양진료기관이 돼야 한다는 것으로, 일반진료를 할 수 없는 제도라며 반발해 왔다.

의료계의 요구로 지난 2005년 김근태 복지부 장관 시절 당연지정제를 폐지하려다 시민단체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쳐 '중장기적인 계획일 뿐 당장 시행하겠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한 발 물러난 바 있다.

하지만 매년 수 천억원의 적자를 내는 건강보험에 대해 차기정부가 최소한의 의료보험을 책임지고 의료기관의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전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또 다시 도마위에 오르게 됐다.
박대진기자 djpark@daily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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